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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자유시장 경제개혁안 발표…中·베트남처럼 ‘개방’ 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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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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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쿠바 정부가 친시장 개혁 대책을 발표했다. 국영기업에 지분 거래를 허용하고 배급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등 중국·베트남식 개혁, 개방 노선으로 전환하는 게 특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쿠바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76개의 친시장 개혁개방 대책을 설명하고, 정식 법제화 절차에 착수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현지 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반미 시위에 참석해 쿠바 국기를 흔드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현지 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반미 시위에 참석해 쿠바 국기를 흔드는 모습. AP연합뉴스

앞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전원회의에서 “현 상황은 시급하고 필요한 변화를 요구한다”며 “일부 변경 사항은 절대적인 합의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이 이처럼 힘들어졌을 때, 정부는 위기를 합리화하려 들기보다는 ‘바꿔야 할 것을 바꿔야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당 독재 국가인 쿠바에서 정부가 제출한 이번 제안이 국회의 문을 넘을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쿠바는 본격적으로 시장 경제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당 체제는 그대로 놔두고 경제 부문만 바꾸는 중국식·베트남식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디아스카넬 대통령도 이번 개혁안이 중국과 베트남 모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패키지에는 민간 기업의 기회 확대, 가격 상한제 폐지, 국영 기업의 개혁과 자율성 강화, 추가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조치, 금융시스템 현대화 등이 포함됐다.

 

쿠바 정부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27개인 부처를 21개로 대폭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쿠바 내 168개 지자체에 독립적인 기업 승인권과독자적인 수출입 및 외화 관리 권한을 부여해 중앙집권식 계획경제의 틀을 깨기로 했다. 쿠바 혁명 이후 민생을 지탱해 온 기본 배급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시장 가격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약 2000개에 달하는 국영기업들에는 독자적인 임금 체계 설계와 이윤 분배 자율권을 부여키로 했다.

 

아울러 직원 100인 이상의 사기업 설립을 허용하며 1인이 여러 개의 기업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국영기업을 주식 및 지분 거래가 가능토록 하는 한편, 금융 부문과 부동산 개발 부문까지 민간에 문호를 개방하는 파격적인 조치도 담겼다.

 

이번 발표는 쿠바 공산당이 전날 임시 전원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비상 경제 패키지 대책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마레로 총리는 이날 국회 연설에서 “시장을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도구”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발언인 셈이다. 

 

이번 개혁안은 미국의 원유 수입 봉쇄 등의 제재로 경제난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쿠바의 개혁안에 미 행정부도 주시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들(쿠바)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당연히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면 우리도 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는 쿠바와 훨씬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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