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트럼프에겐 초청장조차 발송 안 해
메르켈·트뤼도 등 전직 외국 정상도 축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기념관에 해당하는 ‘오바마 대통령 센터’가 문을 열었다. 미국 제44대 대통령(2009년 1월∼2017년 1월 재임)을 지낸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노벨평화상(2009) 수상자이기도 하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센터 개관식은 이날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서 열렸다. 수년간의 공사를 거쳐 시카고 남부에 들어선 오바마 센터는 박물관, 도서관, 대강당, 회의실은 물론 농구장 등 체육 시설과 주민들을 위한 산책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건립에 무려 8억5000만달러(약 1조3256억원)가 투입됐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제외하고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 3명 모두가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빌 클린턴(1993년 1월∼2001년 1월 재임), 조지 W 부시(2001년 1월∼2009년 1월 재임) 그리고 조 바이든(2021년 1월∼2025년 1월)이 그들이다. 오바마와 같은 민주당 소속인 클린턴, 바이든은 그렇다 쳐도 공화당 원로 정치인 부시의 존재는 이날 행사의 초당파성을 부각했다.
트럼프는 개관식에 초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는 오바마 센터가 각종 오물로 뒤덮이고 난민 및 불법 이민자 수용 캠프처럼 퇴락한 모습의 합성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며 “10년이 지나서 완전히 망한 버락 후세인 오바마 도서관”이라고 조롱했다.
오바마는 보통 ‘버락 오바마’라고 불리나 트럼프는 전체 이름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를 고집한다. 이라크 독재자이자 반미주의자였던 사담 후세인(2006년 사망)을 연상시키는 ‘후세인’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오바마를 무슬림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오바마 부부는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는 미국 정가의 오랜 관행을 깨고 연설에서 트럼프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미 전역에 걸쳐 정치적·문화적 분열을 초래함에 따라 중도로의 수렴이 바람직한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직격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긴밀히 교류한 외국 정상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가 대표적이다.
오바마 센터는 미국 특유의 ‘대통령 도서관’(Presidential Library) 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전직 대통령 이름을 딴 도서관인데, 단순히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당 대통령의 재임 시절 백악관에서 생산된 각종 문서, 선거 캠페인 자료, 연설 동영상, 각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 등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기록관 겸 박물관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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