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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충돌·자해소동… ‘무법지대’ 개표소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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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준·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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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장기화… 출구전략 난망

체육단체 업무 마비… 피해 속출
시위 대표자 없어 협상 ‘공회전’

‘흉기난동’ 30대 공포 조장 체포
온라인선 선동 글… 警, 수사 착수
“시위 해산 명분 쌓여… 정부 나서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송파 올림픽경기장(핸드볼경기장) 개표소 봉쇄 시위가 14일째를 맞은 가운데 시위 장기화로 체육단체 업무가 마비되고 선수들이 훈련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시위 특성상 지도부나 협상 주체가 없기 때문에 정치권 조율 시도도 무산된 상황이다. 시위대 내 충돌, 자해 소동 등으로 불법 행위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송파 올림픽경기장에는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1000여명 규모 시위대가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얼음물을 마시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 현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휘날렸고, 한 중년 여성은 이스라엘 국기를 어깨에 두른 채 종교적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보름 가까이 봉쇄 시위가 이어지면서 현장에는 에어매트가 등장했고 대형 버스 4대가 ‘냉방 쉼터’로 운영됐다.

 

현장은 점차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전날 오후 10시24분 개표소 인근에서 시위에 참여하던 30대 남성이 흉기를 꺼내 자신의 오른팔을 자해하는 등 주변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는 이 남성이 회복되는 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 직후 온라인 공간엔 또 한번 음모론이 퍼졌다. 시위 참가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자해한 남성이 중국인 유학생이다”, “경찰에게 시위 해산 명분을 주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식의 가짜뉴스가 빠르게 유포됐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30대 한국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한 언론사 기사 댓글 창에는 “송파경찰서 무기고를 털고, 우리도 민주화 유공자가 되어 보자”며 폭동을 선동하는 글이 올라와 경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다.

 

그동안 체육회 관계자 및 여야 정치인들이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으나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뚜렷한 지도부가 없다 보니 시위대 다수를 설득하더라도 소수가 반발하면 합의안이 무산되는 상황이 반복되며 대화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재선거’만을 외치는 시민들을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으로 몰아세우는 등 시위대 간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더 큰 불상사가 발생하기 전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 교수는 “지도부 없는 집회나 시위는 행동 방향이나 전략이 없고 요구사항이 파편화돼 대화나 협상이 극히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시위가 장기화할수록 파벌 간 충돌 등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단순히 국회 국정조사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성현 성공회대 사회학 교수는 “시위 해산의 명분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국정조사와 선거소청이라는 제도적 해법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내부 분열이든 외부 여론이든 시위의 명분이 떨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며 “다만 혐오와 부정적 감정을 연료 삼는 극우적 알고리즘이 정착한 것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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