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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하더니 검은 연기 솟구쳐”… 주민들 “지진난 줄” 불안 호소 [한화에어로 폭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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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승윤·강은선 기자, 이하늘·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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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업장 일대 아수라장

“창문 흔들려” 119 신고 쏟아져
“추가 폭발 있을까봐 걱정 계속”

경찰, 사고 원인·과실 여부 수사
시신 훼손 심해… 신원 파악 난항
희생자들 생산팀 소속 현장 근로자
2명 20대 계약직… 3명은 정규직

폭발이 발생한 장소 면적 좁아
소방법 점검 후 보고 의무 없어

“어휴, 지진난 줄 알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데….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려.”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자 인근 주민들은 일제히 놀란 표정으로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잿빛 연기가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소방차와 구급차 수십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공장 안으로 잇따라 진입하면서 평소 한적한 분위기의 외삼동 일대는 순식간에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정문 앞이 통제 중인 가운데 소방차 한 대가 정문 밖으로 나가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1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정문 앞이 통제 중인 가운데 소방차 한 대가 정문 밖으로 나가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2019년에 이어 7년 만에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지역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민 전애숙(70)씨는 “집 책상에 앉아 있다가 ‘쾅’ 하는 소리 후 진동이 울리니 지진 난 줄 알았다”며 “알고 보니 또 폭발사고가 났더라”고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씨 집은 폭발사고가 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직선거리로 300m에 불과하다. 12년 전부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전씨는 2019년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당시 사망자 3명 중 1명이 동네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고 소식을 들은 딸과 며느리가 전화해서 이사하라고 다그친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회사원 정모(37)씨는 “외근 도중에 사고를 목격했다”며 “혹시 추가 폭발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 불안했다”고 말했다. 유성구민 등 대전시민들은 긴급뉴스 등으로 전해지는 사고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주민은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거나 가족과 통화하며 사고 규모를 확인했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직후 대전소방본부와 유성소방서 등에는 “폭발음이 들렸다”, “검은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등의 119신고가 30여건 접수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뒤 피해 및 복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폭발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뒤 피해 및 복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폭발사고로 사망한 5명의 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시신 훼손이 심각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명의 시신이 안치된 대전 유성선병원 사무실에는 ‘한화 사망 사고 13시 안치’라는 문구와 함께 이들의 신원이 미상으로 표기됐다. 유족들은 사고 소식에 대전 한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는 말에 망연자실했다. 이들 유족은 “아직 아는 게 전혀 없다”고 말하며 빠른걸음으로 대기실로 향했다. 이들은 한화 관계자들과 신원 확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충남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DNA 대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빈소는 사고 다음날인 2일 차려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과 회사 측은 이날 합동브리핑을 통해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두 차례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사망자들은 모두 폭발한 사업장 내에서 발견됐으며 대전사업장 생산팀 소속 현장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명은 20대 계약직 근로자이고, 나머지 3명은 정규직 근로자다. 50대 2명·30대 1명이다. 부상자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해 구조됐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뒤로 사업장 출입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앞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뒤로 사업장 출입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모두 규정에 따른 방염복을 입고 있었다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밝혔다.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관계자는 “로켓 추진체 제조 과정에서 다양한 공구가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묻은 화약을 세척하는 공정 중에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장 측은 2018년과 2019년 폭발 사고 이후 비용을 들여 해당 공정 자동화 등의 예방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장 관계자는 “세척에 필요한 도구들이 다소 복잡해서 전체 자동화 비율은 50% 미만”이라며 “작업장은 전소 상태로 안전진단을 거쳐 잔해 제거 작업 여부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사업장은 소방당국이 진행하는 화재안전조사를 모두 준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폭발이 발생한 장소는 면적이 좁아 소방법상 점검 후 보고할 의무가 없던 곳으로 파악된다. 현재 사업장 구조물이 다 내려앉은 바람에 사고 현장 출입은 당분간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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