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26년 만에 보포르 요새 점령
베이루트 교외에 공습 명령도
AP “종전 MOU 협상 걸림돌”
이란 “불신 속 美와 메시지 교환”
강경파와 갈등 대통령 사임설
혁명수비대 “원점에 보복 타격”
종전 양해각서(MOU)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과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레바논 전선 확대 움직임과 미군의 이란 군사시설 공습 발표가 맞물리며 중동 정세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대한 공중 공격을 명령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헤즈볼라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베이루트에 평온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베이루트까지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에 베이루트에서 공습을 확대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26년 만에 레바논 남부 군사 거점 보포르 요새를 점령했으며, 레바논 제5도시이자 교통 거점도시인 나바티예 포위도 시작했다. 이후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 등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휴전 압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최근 네타냐후 총리와 조세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잇달아 접촉해 새로운 형태의 단계별 휴전 구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재 구상이 실제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스라엘의 전선 확대를 일제히 규탄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확대를 안건으로 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의 진격은 종전 MOU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란 간 MOU 협상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MOU 승인을 거부하며 수정을 요구하자 이란 측도 재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양국은 종전 협상 과정에서 핵 문제와 호르무즈해협을 두고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심각한 불신과 의구심 속에서 미국과 협상을 시작했다”며 “메시지 교환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 사이 미국과 이란 내부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정말로 거래를 원한다”며 “더 빨리 움직이라거나, 더 천천히 움직이라거나, 전쟁하지 말라 등 훈수를 둔다. 그냥 편안히 앉아서 지켜보라”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원들과 몇몇 공화당원들”을 지목하며 전쟁과 협상에 비판적인 이들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란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사임설이 나오는 등 어수선하다. 대통령실에서 즉각 사임설을 부인하긴 했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와의 갈등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전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의 리더십은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1일 SNS 엑스(X)를 통해 “주말 동안 이란 고루크와 게슘섬에 있는 레이더·드론 통제 시설에 대해 자위권 차원의 공습을 수행했다”며 “미국의 MQ-1 드론 격추에 대응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공격으로 이란 자폭 드론 2대, 방공망, 지상통제소를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IRGC는 이날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최근 미군 공격에 대항해 IRGC 공군은 그 공격의 원점인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보복 표적은 쿠웨이트 내 미국 공군기지로 추정됐다. 쿠웨이트는 이란의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가장 강력한 규탄과 거부 의사를 재차 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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