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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밖 진짜 인생, 이정재·황신혜·이도현이 가장으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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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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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남모를 가족의 짐을 묵묵히 짊어지고 견뎌온 세 배우의 기록

대중의 환호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들의 삶은 결핍 하나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 카메라 뒤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세간의 짐작만큼 마냥 눈부시지만은 않다. 여기 자신의 유명세를 앞세우기보다 가족의 어려움을 기꺼이 나누어 지며 그것을 삶의 단단한 이정표로 삼은 스타들이 있다. 이정재와 황신혜 그리고 현재 가장 뜨거운 청춘스타 이도현이 그들이다. 세 사람의 가족사는 눈물을 자아내는 신변잡기나 신파의 소모품이 아니다. 장애를 가진 형제와 그 곁을 지킨 가족들이 매일의 성실함으로 함께 써 내려간 담담한 일상 그 자체다.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이면, 그 고단한 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낸 세 배우의 진심. 지파운데이션·KBS1 ‘황신혜의 같이 삽시다’·세계일보 자료사진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이면, 그 고단한 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낸 세 배우의 진심. 지파운데이션·KBS1 ‘황신혜의 같이 삽시다’·세계일보 자료사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 이정재. 거침없는 흥행 가도를 달리는 그의 성공 뒤에는 발달장애를 가진 친형을 향한 오랜 책임감이 자리한다. 이정재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형의 존재를 덤덤하게 고백한 바 있다. 여유롭지 못한 형편에 부모님이 일터로 나간 사이 그는 어린 나이부터 형의 손을 잡고 다니며 식사를 챙기는 보호자 역할을 도맡았다.

 

이 현실은 이정재를 무너뜨리는 짐이 아니라 그를 일찍 철들게 하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키워낸 원동력이 되었다. 데뷔 이후에도 그는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는 의무를 다했다. 세간을 매료시킨 그의 깊이 있는 눈빛과 연기력은 무대 위 조명이 아닌 삶의 거친 무게를 일찍이 감당해 온 시간에서 비롯되었다. 형은 그에게 보살펴야 할 대상 그 이상으로 오늘날의 이정재라는 인간을 지탱해 온 뿌리였다.

어린 시절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감당하며 다져온 눈빛, 이정재의 연기가 지닌 깊이의 근원.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어린 시절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감당하며 다져온 눈빛, 이정재의 연기가 지닌 깊이의 근원.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대한민국 최고 미인의 대명사이자 트렌드세터인 배우 황신혜. 최정상의 자리에서도 그녀가 남동생을 향한 존경을 숨기지 않는 이유는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삶을 대하는 남동생의 태도에 있다. 남동생 황정언 씨는 20대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라는 시련을 겪었다. 절망적인 현실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좌절이 아닌 새로운 생활 방식이었다. 그는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로 변신했다. 치아의 악력만으로 붓을 쥐고 캔버스에 선을 긋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매일 작업대에 앉아 유화의 질감을 쌓아 올리는 치열한 투쟁이었다.

 

황신혜는 동생의 성취를 곁에서 한결같이 응원하며 버팀목이 되어왔다. 최근 전시회에서 그녀가 전한 ‘동생의 치열한 삶이 내게 큰 용기가 된다’는 메시지는 고집스럽게 붓을 쥐어온 동생의 인내를 향한 경의였다. 오직 붓 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자립한 동생은 황신혜가 연예계에서 오랜 시간 중심을 잡게 하는 정서적 기둥이었다.

가족의 시련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을 멈추지 않았던 시간, 황신혜가 카메라 밖에서 보여준 단단한 버팀목의 기록. MBN·LG헬로비전 ‘엄마는 예뻤다’
가족의 시련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을 멈추지 않았던 시간, 황신혜가 카메라 밖에서 보여준 단단한 버팀목의 기록. MBN·LG헬로비전 ‘엄마는 예뻤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대세 배우’ 이도현 역시 빛나는 성공 이면에 가족이라는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연기적 초심과 삶의 무게를 일깨워주는 발달장애 남동생의 존재를 밝힌 바 있다.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닌 동생을 보며 이도현은 스타덤이라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스스로를 다잡는다. 동생은 세상의 편견을 뚫고 마트 직원으로 근무하며 묵묵히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도현은 바쁜 촬영 일정 가운데서도 동생의 퇴근길을 살피고 일상을 공유하며 형으로서의 자리를 지킨다. 그가 시상식에서 동생을 언급하며 흘리는 눈물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다. 매 순간 타인의 평가를 받는 냉정한 세상에서 가식 없이 자신을 바라봐 주는 동생을 향한 애틋함이자 기교를 넘어선 날것의 진심을 무대 위에서 구현하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지금 가장 뜨거운 자리에 오른 그의 흔들림 없는 연기력은 매일 일터를 향해 변함없이 걸어가는 동생의 발걸음과 궤를 같이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준비하는 동생의 일상을 보며, 연기에 대한 태도를 끊임없이 다듬어가는 이도현의 초심.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준비하는 동생의 일상을 보며, 연기에 대한 태도를 끊임없이 다듬어가는 이도현의 초심.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세 스타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아픈 가족의 존재는 숨겨야 할 부끄러움이나 동정을 유발하는 비극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정재, 황신혜, 이도현은 가족이 가진 삶의 그늘을 자신의 내면적 깊이로 흡수했고 매일의 일상을 지켜내는 단단한 태도로 승화시켰다. 휘발성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이들이 보여준 가족을 향한 굳건함은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경종을 울린다. 원망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매일 걸음을 꿋꿋하게 이어간 이들의 태도는 찰나의 화려함만 쫓는 일회성 가십보다 더 깊고 묵직한 가치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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