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주한미군사령관 “韓은 中 입장에서 보면 亞 중심에 있는 비수”

입력 :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2025년 ‘고정 항공모함’ 표현 이어
中 가까이 놓인 ‘압박 지점’ 해석
주한미군 전략적 역할·입지 강조

“日은 中 해양 진출을 막는 방패”
比도 언급 美 동맹 삼각구도 설명

北 억제 넘어 인태 전략 자산 연결
中 자극 韓 외교적 부담 작용 우려

제이비어 브런슨(사진) 주한미군사령관이 “중국의 입장에서 한국은 ‘비수(단검)’처럼 보일 수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한국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작전 거점이라는 의미에서 ‘고정 항공모함’으로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자국 가까이 놓인 미국의 군사적 압박처럼 보일 수 있다고 해석한 셈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육군 전쟁대학 전략연구소가 공개한 팟캐스트에서 “그들(중국)이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는 건 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비수인 한국”이라며 “일본은 중국이 남중국해 너머로 영향력을 넓히려 할 때 마주하는 후방 저지선 같은 일종의 방패”라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 가까이에 놓인 압박 지점, 일본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는 장애물로 설명한 셈이다.

또 남동쪽에는 필리핀이 있다며 한국·일본·필리핀이 삼각형처럼 함께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주변에 놓인 미국 동맹 거점의 삼각 구도를 짚은 것이다.

◆‘고정 항모’는 美 시각, ‘비수’는 中 시각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에도 한국의 위치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작전 거점으로 비유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하와이 랜드포스 퍼시픽 심포지엄에서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 물 위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이 제1도련선 안쪽에 있고,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미국 동맹이라는 점, 주한미군 약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의 작전상 가치를 강조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대만·필리핀 등을 잇는 중국 앞바다의 전략선으로,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과 미국의 대중 견제 구도를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개념이다.

‘고정 항공모함’과 ‘비수’는 모두 주한미군의 전략적 의미를 부각하는 표현이지만, 한반도를 바라보는 주체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를 두고, ‘고정 항모’는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작전상 어떤 이익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멀리 떨어진 미 본토에서 병력과 장비를 보내는 부담을 줄이고, 중국과 가까운 곳에서 미군의 작전을 진행할 수 있는 거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반면 ‘비수’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과 주한미군이 자국 가까이 놓인 압박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단어다.

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비수’라는 직설적 표현으로 설명한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역할과 입지를 강한 표현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강조함으로써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위험을 방지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3월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억제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 자산

브런슨 사령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한·미 동맹을 북한 억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안보와 연결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는 지난 5일 미 육군전쟁대학 전략지상군 심포지엄에서도 한반도의 군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 동맹을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힘을 고정하는 “영구적 지상 기반 투사 플랫폼”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의 역할을 한국·일본·필리핀의 미국 동맹 전략 구조 속에서 설명했다. 또 지난 4월 의회 제출 증언에서도 유엔사·연합사·주한미군사령부를 변화한 전략환경에 맞춰 현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식이 한국의 전략적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한·미 동맹 관련 쟁점으로 전략적 유연성과 한반도 밖 동맹 조율,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한국군 역할을 별도 항목으로 제시했다. 주한미군 역할 확장 문제가 이미 미국 의회 차원의 정책 쟁점으로 다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소지도 있다. 한·미 동맹 내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미·중 전략경쟁에서 한국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 견제망 일부에 선명하게 나섰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은 지난 2월 출간한 보고서 ‘대만해협의 위기 가능성과 한국의 관점’에서 대만해협 위기 시 주한미군이 역내 개입하거나 한국군 역할에 대한 미국의 기대가 커질 경우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보복성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한국을 중국 공격 수단으로 규정했다기보다, 중국의 전략적 시각에서 한반도와 주한미군의 위치가 어떻게 보일지를 설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피니언

포토

'정석 미녀' 아이브 안유진, 햇살 같은 비주얼
  • '정석 미녀' 아이브 안유진, 햇살 같은 비주얼
  • 아이린, 웨딩 사진 공개…
  • 이영애, 뉴욕 거리서 포착
  • 초아, 금발 벗고 분위기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