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타우로스' 심사위원대상…남녀배우상·감독상 공동 수상
‘호프’ 수상 불발…나홍진 감독 “개봉까지 두 달, 완성도 높일 것”
제79회 칸국제영화제가 루마니아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에게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안기며 막을 내렸다. 한국 영화로는 4년 만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수상에 실패했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올해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그의 여섯 번째 장편이자, 칸 경쟁 부문에 초청된 다섯 번째 작품이다. 그는 2007년 두 번째 장편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이미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수상으로 칸 역사상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수상한 열 번째 감독이 됐다. 그는 2012년 ‘신의 소녀들’로 각본상을, 2016년 ‘졸업’으로 감독상을 받는 등 칸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았다.
‘피오르드’는 문주 감독이 자국과 모국어를 벗어나 해외에서 만든 첫 국제 공동 제작 프로젝트로, 다국적 배우진이 참여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버키’ 역으로 잘 알려진 루마니아계 미국 배우 세바스찬 스탠이 루마니아 출신 남성 미하이를, 노르웨이 배우 레나테 레인스베가 아내 리스베트를 연기했다.
영화는 부부가 리스베트의 고향인 피오르드 인근 외딴 마을로 이주하면서 시작한다. 엄격한 근본주의 기독교 신앙을 지닌 이들은 교회 공동체의 영향력이 강한 이 지역에 매력을 느끼지만, 곧 지역 사회 내부 균열과 갈등에 직면한다.
사건의 발단은 부부의 십대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의 몸에 난 멍과 상처를 발견하면서 비롯된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가정폭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질문을 이어가고, 루마니아어 외에는 능숙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진술과 변호사 없이 경찰 조사에 응한 미하이의 진술이 파장을 불러온다.
이후 사안은 급속히 확대돼 아이들은 부모와 격리돼 임시 보호 조치에 들어가고, 형사 재판 절차로까지 이어진다. 한편 딸이 이웃의 반항적인 소녀와 가까워지는 서브플롯이 더해진다. 영화는 타인에 대한 개방과 관용을 표방하는 사회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난 개인을 얼마나 신속하고 가혹하게 배제할 수 있는지 드러냈다.
레나테 레인스베는 이 작품으로 칸이 가장 총애하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는 요아킴 트리에 감독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2021년 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지난해 같은 감독의 ‘센티멘탈 밸류’로 심사위원 대상을 이끈 바 있다. 배급사 네온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7년 연속 황금종려상 수상작 배급권 확보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문주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큰 변화를 이뤄내자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망명 중인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의 ‘미노타우로스(Minotaur)’에 돌아갔다. 성공한 기업인이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된 뒤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로, 클로드 샤브롤의 1969년작 ‘부정한 여자’를 느슨하게 재해석했다. 불륜과 복수를 중심으로 한 장르적 구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의 정치적 긴장감도 서사에 반영됐다.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2014년 ‘리바이어던’으로 칸 각본상을, 2017년 ‘러브리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감독상은 ‘블랙 볼’을 연출한 스페인 감독 하비에르 칼보·하비에르 암브로시와 ‘파더랜드’를 연출한 폴란드 감독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가 공동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독일 여성 감독 발레스카 그리제바흐의 ‘더 드림드 어드벤처’가, 각본상은 ‘어 맨 오브 히즈 타임’ 각본을 쓰고 연출한 에마뉘엘 마르 감독이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카워드(COWARD)’에서 공동 주연을 맡은 에마뉘엘 마키아와 발렌틴 캉파뉴가 함께 받았다. 여우주연상 역시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올 오브 어 서든’에서 공동 주연한 벨기에 출신 배우 비르지니 에피라와 일본 배우 오카모토 다오가 함께 받았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호프’의 수상은 불발로 그쳤다. 나 감독은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은 약 두 달의 시간”이라며 “(올여름) 개봉 전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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