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한루원 일원 등서 7일간 진행
2026년 ‘글로벌 춘향’ 참가 대상 확대
한복 패션쇼 등 160개 행사 풍성
단순 관람 아닌 ‘참여 콘텐츠’ 눈길
축제 기간 내내 ‘춘향 뷰티존’ 운영
‘대형 퍼레이드’ 주민 5000명 참여
전북 남원을 대표하는 춘향제가 올해로 96돌을 맞았다. 춘향제는 1931년 일제강점기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문화운동에서 출발해 4·19혁명 등 격변기에도 중단 없이 9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대한민국 최장수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남원시는 올해를 ‘춘향제 100주년을 향한 원년’으로 규정하고 ‘춘향의 멋, 세계를 매혹시키다’를 슬로건으로 춘향 정신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춘향의 외형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결기’와 ‘정신성’ 등 내면 가치까지 확장해 K컬처의 정수를 담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도약하려는 의도에서다.
올해 제96회 춘향제는 30일 개막해 다음 달 6일까지 1주일간 광한루원과 요천변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대표 판소리와 소설 ‘춘향전’의 배경이자 주요 배경이자 판소리 창작의 무대이기도 한 광한루원 일원에서 열린다. 광한루원은 국가유산청이 최근 국보로 지정 예고한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기품·결기·사랑’… 춘향을 다시 쓰다
올해 춘향제에서는 ‘기품·결기·사랑·전통’ 등 4대 주제를 중심으로 160여개 프로그램을 촘촘히 배치해 다채롭게 선보인다. 단순한 고전 속 인물이 아닌 ‘현대적 아이콘’으로서 춘향을 재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품’ 테마에서는 축제의 상징인 ‘글로벌 춘향 선발대회’가 첫날 화려한 막을 연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은 이 대회는 지난해 외국인 수상자를 배출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는 참가 대상을 국내외 체류 외국인까지 확대해 글로벌 미인들이 ‘춘향다움’을 겨룬다. 수상자에게는 각종 문화 홍보 활동과 방송·연예계 진출의 발판을 딛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역대 미스춘향 출신 가운데는 김성령, 이보영, 오현경 등 다수 유명 배우가 포함돼 ‘스타 등용문’으로도 평가받는다.
또 축제 기간 내내 운영되는 ‘춘향 뷰티존’은 광한루원 일대를 하나의 K뷰티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며 글로벌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 참여형 콘텐츠로 꾸며진다. 폐막식에서는 한복 명인과 함께하는 ‘춘향 한복 패션쇼’를 통해 전통미의 정수를 선보인다.
‘결기’는 올해 가장 강화된 영역이다. 춘향의 절개와 저항 정신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콘텐츠를 대거 배치했다. 특히 역대 춘향 수상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춘향제향’은 축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사랑’에서는 춘향과 몽룡의 서사를 기반으로 한 체험형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전통혼례와 이야기를 결합한 ‘춘몽 러브스토리’, 시민 참여형 ‘사랑나눔 기부런’, 전국 단위로 확장된 ‘춘향 사랑춤 챌린지’ 등은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며 축제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기부와 결합한 프로그램은 축제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까지 확장한다.
‘전통’ 분야 역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춘향 랩&판소리’는 판소리와 힙합을 결합한 융합 공연으로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까지 겨냥한 콘텐츠다. 야간에는 광한루 일대에 청사초롱과 춘향제 역사 속 등불을 들고 시가행렬하던 전통을 재현하는 ‘등불 행렬’을 펼쳐 환상적인 봄밤 풍경을 연출한다.
◆‘전통·현대 공존’… 참여·공감형으로
춘향제의 또 다른 핵심은 ‘참여형 축제’로의 진화다. 단순 관람형 행사에서 벗어나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로 재편된 것이 특징이다. 춘향제 4대 주제로 구성된 ‘춘향카니발’은 기존 대동 길놀이를 확장한 대규모 퍼레이드로, 23개 읍면동 주민 5000여명이 참여한다.
올해 춘향제는 전통문화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요소를 적극 결합했다. 춘향전을 기반으로 한 창극을 비롯해 조선시대 이야기꾼인 전기수가 들려주는 춘향의 결기 쇼와 옥중에서도 신념을 꺾지 않았던 춘향의 기개를 담은 단막창극도 색다른 볼거리다. 국악의 성지에서 ‘대한민국 춘향 국악대전’과 명창들의 소리를 감상하는 ‘광한 명창’ 공연은 전통의 깊이를 더한다.
야간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됐다. 광한루 일대는 청사초롱과 조명 연출을 통해 환상적인 야경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 패널로 구성된 ‘춘향화첩’ 전시는 예술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강화됐다. 한옥 체험과 국악 공연, K뷰티 체험을 결합한 ‘춘향 K풍류 패키지’, ‘퍼스널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상품을 통해 단순 방문을 넘어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유도한다.
◆미식 강화…스마트 관광 기반도 구축
지난해 145만명 방문객을 끌어모은 먹거리 역시 춘향제의 핵심 경쟁력이다. 먹거리를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 지역 농업과 관광,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축제 경제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도 백종원이 이끄는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남원 특화 메뉴’를 선보인다.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과 함께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더본존’과 ‘바비큐존’을 대폭 확대하고 ‘착한 가격’ 정책을 유지해 방문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먹거리 공간도 요천 일대까지 확장돼 동선 분산과 쾌적한 환경 조성을 동시에 노린다.
역대 최대 방문객 유입에 대비해 교통과 편의도 대폭 보강했다.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총 3148면 규모의 임시 주차장과 남원역 등 주요 4개 노선에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차박 예약 서비스’를 도입해 체류형 관광 편의를 높인다. 스마트 관광 기반을 통해 실시간 대규모 인파 관리와 안전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춘향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정신을 담은 유산”이라며 “100주년을 향한 여정 속에서 올해는 ‘글로벌 K컬처 플랫폼’으로 확장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식 남원시장 “한옥·국악 체험 연계한 체류형 관광모델 완성”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K컬처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는 명품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최경식(사진) 전북 남원시장은 제96회 춘향제 개막을 하루 앞둔 29일 이같이 밝히며 “춘향의 가치를 세계적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한국 최고(最古) 전통축제인 춘향제가 100주년을 향한 전환점에서 ‘멋’을 앞세워 글로벌 도약을 선언했다. 그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축제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춘향의 정신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특히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콘텐츠 강화에 방점이 찍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춘향 선발대회’ 확대와 체험형 프로그램 강화는 해외 관광객 유입을 겨냥한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국내 언론과 외신,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축제 비전을 적극 소개하는 등 글로벌 홍보에 속도를 냈다.
최 시장은 “지난해 외국인 춘향 선발로 큰 반향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는 참가 대상을 더 확대해 ‘춘향다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며 “춘향제가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 정체성 강화를 위해 ‘역대 춘향’을 전면에 내세우고, 축제 운영 전반에 대한 준비 상황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춘향제향을 시민 참여형으로 전환하고, 역대 수상자들이 제관으로 참여해 춘향의 절개와 결기를 기리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세대를 잇는 축제의 역사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또 “단순한 볼거리 중심에서 벗어나 춘향의 정신을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대했다”며 “먹거리와 편의시설, 교통 운영까지 전반적인 축제 환경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춘향제가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을 강조하며, 지난 9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 온 점을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그는 “춘향제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사랑의 가치를 세계에 알려온 남원의 자부심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자산”이라며 “올해를 100주년을 향한 ‘단계적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지고 K뷰티, 한옥, 국악 체험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 모델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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