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전통 계승이 사명”… 사실상 거부
일본 전통씨름인 스모는 여성에게 배타적인 스포츠이다. ‘도효’(土俵)라고 불리는 모래판은 스모가 시작된 642년 이후부터 철저한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2018년 4월 교토부 마이즈루시의 스모 행사장에서는 도효 위에서 인사말을 하던 시장이 졸도로 쓰러지자 근처에 있던 여성 간호사가 급히 올라가 응급조치를 했는데, “여성은 도효에서 내려가 달라”는 장내 안내방송이 나와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을 정도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앞에 여전히 남은 유리천장 중 하나는 도효일지도 모르겠다. 아사히신문이 일본스모협회에 ‘다카이치 총리가 우승컵을 직접 수여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의한 결과 “스모의 전통문화를 계승해 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3일 보도했다. 사실상 거부 의사다.
일본 정부에서는 관방 부장관 등이 스모대회 마지막 날인 센슈라쿠(千秋樂)에 참석해 내각총리대신배(杯)라는 우승컵을 대리 시상하곤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전 총리처럼 본인이 직접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9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이 붙은 특별 우승컵 트럼프배를 우승자에게 직접 수여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여성은 시상자나 행사 주최자로도 도효에 오를 수 없게 하는 곳이 일본 스모계이다. 1990년 일본 최초의 여성 관방장관 모리야마 마유미가 당시 총리를 대신해 우승컵을 시상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스모협회는 거절했다. 당시 협회 이사장은 “이런 사회가 하나쯤 있는 것도 좋다”며 금지 방침을 두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는 일본 최초의 여성 지사인 오타 후사에 오사카부 지사가 현지에서 열린 대회의 시상을 희망했지만 역시 협회로부터 가로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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