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관련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간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배우 박성웅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박씨에 대한 조사에서 “2022년 서울 강남 모처에서 이 전 대표, 임 전 사단장 등과 밥을 먹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사에서 박씨는 “이 전 대표와 이미 아는 사이였고, 그 자리에서 임 전 사단장을 처음 봤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임 전 사단장은 특검에 출석하며 이 전 대표에 대해 “일면식도 없고 그런 분이 존재한다는 것은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으나 이와 배치되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 상병의 부대장으로,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에서 혐의자로 적시됐다. 하지만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 이후 혐의자 명단에서 빠졌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임 사단장의 구명로비를 펼쳤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최측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2차 주가조작 시기에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검팀은 10일과 12일 이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해당 식사 자리에 임 전 사단장도 동석했는지 추궁했다.
임 전 사단장과 이 전 대표 측은 서로를 모른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 측은 “박 배우 등과 식사를 한 것은 맞지만 임 전 사단장은 그 자리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도 “그 날짜의 제 동선을 확인해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전 대표가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찍힌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2023년 3월 촬영된 이 사진에는 이 전 대표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당시 이 사진을 공개하며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의 핵심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와 송씨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일원으로 임 전 사단장을 채상병 순직 사건 혐의자에서 제외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지난 7월 이 전 대표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고 8월에는 한강변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하려던 정황을 포착했다. 송씨를 비롯해 ‘멋쟁해병’의 또 다른 일원인 사업가 최택용씨를 소환해 임 전 사단장, 이 전 대표와의 관계를 추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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