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기뻐할 소식이었지만, 그는 웃지 못했다. 재혼한 아내의 둘째 임신 소식을 듣던 순간, 100% 환희의 리액션이 나오지 않았다. 방송인 김구라는 “지금도 그때가 미안하다”며 그날의 진심을 처음으로 꺼냈다.
14일 유튜브 채널 ‘형수는 케이윌’의 ‘아는 형수’ 코너에는 ‘부진하고 미진한 케이윌 1주년 기념 최강 게스트! 김구라 등판’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해당 영상은 9월 24일 처음 공개됐으며, 김구라가 재혼 후 얻은 딸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은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서 김구라는 “아내가 82년생인데, 동현이(아들)도 있고, 내 나이도 있어서 둘째는 가지려고 노력하지 말자고 얘기가 된 상황이었다”고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아내가 며칠을 고민하다 나한테 얘기한 거다. 임신했다고 말하며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안할 건 없다고 했다”며 “오히려 좋은 일인데, 다만 내가 너한테 미안한 건 아이를 간절하게 원했던 부모처럼 울고 하는 리액션이 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아내에게 이해를 구한 심정을 전했다. 김구라는 “아내도 이 부분을 크게 서운해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쁜 소식 앞에서도 웃지 못했던 이유를 담담히 고백한 김구라는 “지금은 너무 예쁘다”며 달라진 현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둘째가 돌쯤 됐을 때 이병헌 씨랑 합석해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둘째 자녀 이야기를 하면서 ‘둘째가 주는 즐거움이 있는데 왜 그렇게 건조하게 말하냐’고 하더라. 그때는 그냥 지나갔는데, 지금은 그 말이 이해된다”며 “지금은 정말 귀엽고 예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결국 망설임과 미안함으로 시작된 순간은, 시간이 흘러 ‘딸바보’로 불릴 만큼 깊은 애정으로 바뀌었다.
김구라는 2015년 전 부인과 이혼 후 2020년 12세 연하의 비연예인과 재혼했다. 그의 딸은 2021년생으로, 재혼 1년 뒤 태어났다. 첫째 아들 그리(김동현)는 이미 가수·방송인으로 성장했고, 둘째 딸은 아직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김구라는 8월 29일 첫 방송된 MBN·OBS ‘렛츠고 파크골프: 환장의 짝꿍’에서 “우리 딸은 7개월 만에 1.1㎏의 작은 몸으로 나왔다. 대소변을 보면 몸무게가 1㎏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며 출산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제 4살인데 지금 너무 보고 싶다”고 덧붙이며 애틋한 부정을 드러냈다.
함께 출연한 개그맨 이윤석은 “한 달에 한두 번 보는데 아주 영특하다. 아빠 닮아 멘트가 좋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김구라는 여러 방송에서 늦둥이 아빠의 면모를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지난 9월 4일 방송된 KBS2 ‘공동여행경비구역’에서는 중국 샤먼으로 떠나 현지 사찰을 방문하던 도중, 장난치는 어린아이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김구라의 모습이 포착됐다. 현재 4살 된 늦둥이 딸을 키우는 그는 아이를 바라보며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구라는 “어린아이는 살아 있는 부처라는 말이 있다”는 옛말을 언급하며 딸을 향한 애정을 자연스레 표현했다.
또 4월 2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김구라가 딸의 성장 근황을 언급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가수 딘딘이 “전 태생부터 작았다. 7살 때 키가 99㎝였다”고 말하자, 김구라는 “우리 애가 40개월인데 95㎝라서 좋아했는데, 그럼 뻥 아니냐. 요즘 웬만한 아이들은 다섯 살이면 1m를 넘는다”고 반응했다.
딘딘은 “진짜다. 제가 4~6살 때 성장 장애가 왔다. 엄마가 영어 공부를 너무 시켜서 제가 한국말을 못 했다. 늘 작았다. 어렸을 때부터 눈치를 보고 자랐다”고 설명했고, 김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발언은 점점 ‘딸 자랑’으로 이어졌지만, 동시에 보호자로서의 신념도 분명했다.

김구라는 케이윌의 유튜브 채널 ‘아는 형수’ 코너에서 자녀의 방송 노출에 대한 확고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지금 같으면 동현이도 방송 안 시켰을 것”이라며 “둘째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절대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수억의 출연료를 준다고 해도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안 한다”고 못 박았다.
처음엔 복잡한 감정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의 김구라는 누구보다 늦둥이 딸을 사랑하고 아낀다. 그는 이제 딸이 주는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채운다. 아빠로서의 변화는 딸을 키우며 비로소 깨닫게 된 행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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