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으로 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두고 상장사들이 증시 마감 후 악재성 내용을 쏟아내는 '올빼미 공시' 행태가 어김없이 반복됐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공시는 총 297건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공시가 172건, 코스닥 공시가 125건이었다.

이 가운데 정규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 이후 나온 공시가 134건(코스피 71건, 코스닥 63건)으로 전체의 절반(45.1%)에 육박했다.
특히 경영권 분쟁 소송이나 거래처와 거래 중단 등 주가에 악재인 공시들이 적지 않았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성제약[002210]은 지난달 1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자사 사내이사 4명의 선임을 취소하라는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이 이날 제기됐다고 공시했다.
이어 별도의 공시를 통해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나원균 대표이사가 해임되고 유영일 라에힐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새 대표로 선임됐으나, 참석권 미보장, 일방적 소집·연기·강행 등 절차상 하자가 확인된 만큼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풍제지[006740]도 이옥순 대표이사의 '일신상 사유'로 권혁범 전 KH건설 대표로 대표이사를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또 범양건영[002410]은 전라남도 장성군 청운지하차도 개설사업 공동도급수급체 중도 탈퇴로 장성군으로부터 입찰 참가 자격 1개월 제한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034230]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9월 카지노 매출액이 64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4% 감소했고, 드롭액(칩 구매 총액)도 5천677억원으로 13.5%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매월 이맘때쯤 공시를 하고 있다. 9월 실적은 성수기인 전월(8월)보다는 감소했으나 작년 동월 대비로는 매출이 4% 이상 개선된 호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투자자가 귀성길에 올라 관심이 적었던 시간을 틈타 올라온 공시 가운데는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다.
한화시스템[272210]은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방위사업청과 3천573억원 규모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다기능 레이다(MFR)'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상대적으로 닿기 힘든 시간대에 이뤄지는 공시는 상대적으로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크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3일 이상 휴장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에 장 마감 이후 나온 공시를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재차 공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과 안내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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