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권·평등·복지 등 상위권 차지
20대 ‘과학기술·미래대비’ 우선 순위
전문가 “미래 이끌 세대 불안감 담겨”
개헌 투표는 ‘2028년 총선 때’ 46%
‘2026년 6월 지방선거’ 선택도 41%
개헌 시 헌법에 담아야 하는 시대정신으로 국민 4명 중 1명은 ‘공정과 정의’를 지목했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헌법에 담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묻는 질문에 ‘공정과 정의’라는 답변이 26%를 기록했다. 과학기술과 미래대비(19%), 자유와 인권(19%), 평등과 복지(18%)도 두자릿수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환경과 지속가능한 발전(8%), 다양성과 포용(5%)은 한자릿수였다. 잘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거절한 비율은 3%, 기타를 답한 응답자는 2%였다. 개헌 국민투표 시기로는 ‘2028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46%,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41%가 선택했다.

◆20대 “헌법에 ‘미래대비’ 담아야”
연령별로는 18∼29세(20대)의 선택이 눈에 띄었다. 다른 세대와 달리 20대는 ‘과학기술과 미래대비’를 헌법에 담아야 하는 시대정신으로 꼽은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유와 인권(23%), 공정과 정의(16%), 평등과 복지(15%) 등이었다. 통상 젊은 세대가 공정성 문제에 예민하다고 보지만, 과학기술과 미래대비를 선택한 비율이 공정과 정의의 두 배에 가까운 셈이다. 30대 이상에서 ‘공정과 정의’가 1위고, ‘과학기술과 미래대비’는 20% 이하인 것과 대비된다.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허진재 한국갤럽 여론수석은 “20∼30년 후 이 나라를 이끌어갈 세대의 불만이 녹아 있는 결과”라며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적 제도가 미래세대를 염두에 두거나 배려하지 못했음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정치 성향별 차이도 있었다. 공정과 정의는 모든 정치 성향에서 고르게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본인의 정치 성향이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사이에서는 공정과 정의(25%)와 함께 평등과 복지(23%)를 선택한 비율이 20%대를 보였다. 반면 보수층은 자유와 인권(30%)이 공정과 정의(27%)와 함께 상위권이었다. 중도층은 공정과 정의(31%), 과학기술과 미래대비(21%)의 응답 비율이 높았다.

지지하는 정당별 응답도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공정과 정의(28%), 평등과 복지(23%)를 선택했고,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과학기술과 미래대비(28%), 공정과 정의(26%)가 상위권에 있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자유와 인권(29%), 공정과 정의(26%)를 꼽은 비율이 높았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과학기술과 미래대비(41%), 공정과 정의(22%) 등이 높았다.
◆보수층 과반 “2028년 지방선거에 투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로 선호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2028년 4월 총선’을 답한 비율이 46%를 기록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선택한 응답자는 41%였다. 모른다고 하거나 응답을 거절한 비율은 11%, 기타를 선택한 응답자는 2%였다. 이재명정부는 국정과제 1호로 개헌을 내걸며 개헌 국민투표 실시 시점으로 2026년 지선 또는 2028년 총선, 두 번 나눠서 실시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정치 성향별로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이들의 과반(51%)이 2028년 총선이 개헌 국민투표 시기로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보수 성향의 응답자 중 개헌 투표 시기를 2026년 지선으로 꼽은 이들은 37%였다. 반면 자신의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들 사이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진보 성향의 응답자 중 47%가 2026년 지선을, 45%는 2028년 총선을 개헌 시기로 꼽았다.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들도 2026년 지선(43%), 2028년 총선(46%)이 오차범위 내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20∼30대)과 노년(60대 이상) 절반이 2028년 총선에 개헌 투표를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2028년 총선을 선택한 비율은 20대 49%, 30대 49%, 40대 38%, 50대 42%, 60대 51%, 70세 이상 48%였다. 2026년 지선을 선택한 비율은 20대 39%, 30대 38%, 40대 52%, 50대 49%, 60대 33%, 70세 이상 36%였다.
이번 조사는 9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9%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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