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제외 모든 연령대 찬성 절반 넘어
보수·진보·중도 가리지 않고 호응 높아
이재명정부가 최근 ‘123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국민 절반은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다수의 유럽 국가를 비롯해 국내 정당들도 당대표 선거 등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국민의 정치 참여도를 높이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과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결선투표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세계일보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만 재투표를 실시하는 결선투표제 도입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를 선택한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38%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치다.
응답자 연령대별로 보면, 모든 연령층에서 대선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보다 더 많았다. 특히 50대 응답자의 59%가 필요하다고 답해 가장 많았고, 60대는 55%로 뒤를 이었다. 40대는 49%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절반 이상이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별로도 보수·진보·중도를 가리지 않고,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0%를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하면서, 국정과제 1호 안건으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헌법개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대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1965년부터 결선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두 명이 결선에 진출해 다시 한 번 경쟁하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 2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현직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 모두 2차 결선투표를 거쳐 당선됐다. 프랑스처럼 오스트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 다수 유럽 국가와 브라질,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도 결선투표제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최근 치러진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를 도입했다.
이번 조사는 9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9%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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