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에 배우 박건형 합류
출장 중 자동차 사고로 작은 시골 마을에 머물게 된 주인공은 은퇴한 판사와 검사·변호사·사형집행관 출신 친구들의 만찬 자리에 초대된다. 그러나 장난처럼 시작된 ‘모의 재판’은 점차 진짜 법정극으로 변모한다. 주인공의 숨겨진 죄와 책임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서울시극단은 세계적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단편소설 ‘사고’를 원작으로 한 블랙코미디 연극 ‘트랩’을 11월 7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하수민 연출 등 초연 제작진이 다시 무대를 만든다. 우연히 벌어진 ‘재판 놀이’를 통해 인간의 죄와 위선을 드러내는 블랙코미디로서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죄를 짓기도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풀어낸다.
주인공 트랍스 역은 뮤지컬 무대에서 각광받아온 배우 박건형이 새롭게 합류한다. 평범한 외지인이 서서히 피고로 몰리는 심리적 변화를 치밀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또한 ‘새들의 무덤’, ‘미궁의 설계자’ 등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손성호가 사형집행관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퇴직 판사 역에는 연극계 원로 남명렬이 출연한다. 하수민 연출은 “작품 원제 ‘사고(Die Panne)’처럼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우연한 ‘사고’들을 다루지만 그 속에는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찰과 관점, 삶에 대한 진지한 철학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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