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 동결보다 ‘중단’이 더 강한 개념”
‘동맹파’ 논란엔 “난 무슨 ‘파’ 아냐
최적 국익만 생각하고 협상” 일축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30일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요청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낙관적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양국이 결국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보도된 국내 통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 협상 전망에 대해 “우리 정부가 통화스와프를 제기한 것이긴 하지만 미국이 (이 문제를 다뤄온) 전례를 보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스와프만 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통화스와프는 ‘필요조건’이라고 하지 않았나. ‘충분조건’이 또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 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위 실장은 관세 협상 전망에 대해선 “지금까지 어려운 협상을 끌어온 경험으로 유추하자면, (전체적인 협상은) 크게 비관적이지는 않다”며 “맨 처음이 어려웠고, 이후로는 잘 끌고 오다가 다시 약간 헤매는 국면에 와 있는데, 다시 (제 궤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 실장은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가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최근 대북 문제와 대미 관세 협상 등을 두고 정권 내 인사들의 의견차가 ‘동맹파’와 ‘자주파’의 갈등으로 묘사되는 것에 대해선 “제가 ‘무슨 파’ 이렇게 돼 있는데, 저는 협상 국면에서 어느 포인트를 찌르고 들어가느냐, 무엇이 최적의 국익이냐만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대통령 주변에 동맹파가 너무 많다”고 말하면서 ‘동맹파·자주파’ 논쟁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저는 제가 무슨 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적의 국익으로 이어지는 방안을 선택하고 제기하는 것이 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북한 비핵화 3단계 접근 방안(중단→축소→비핵화)과 관련해선 “최근 왜 ‘동결’ 용어를 쓰지 않고 ‘중단’이라는 용어를 쓰느냐면서 비핵화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오히려 반대”라며 “동결(freeze)보다는 중단(stop)이 더 강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결이란 단어는 동결시킨 뒤에 (폐기로 가지 않고) 그냥 놔두자는 선입견을 줄 수 있어 일본과 미국 등에서 썩 선호하지 않는다”며 “반면 중단이라는 단어는 비핵화의 출발점이다. 멈춰 서게 하고, 되돌리고, 폐기까지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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