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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몰려와 다 쓸어갔다”…‘매출 100배↑’ 대체 뭐 샀나

입력 : 2025-09-30 20:00:00 수정 : 2025-10-01 22:51:36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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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에…유통가 활기
편의점서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등 판매 급증
오리온 ‘국중박 에디션’ 등 공격 마케팅 전개
면세업계 “중추절 이후 본격 매출 증대 기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유통가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특히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편의점과 면세점 매출이 눈에 띄게 뛰었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난 29일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명동 GS25 매장에서는 외국인 결제수단(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100배 급증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상품을 ‘싹쓸이’한 결과다. K팝 앨범, 넷플릭스 협업 상품,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등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GS25 전체 매출은 100% 이상 증가했고, CU 역시 전주 대비 25% 늘었다. 특히 명동·홍대·성수·공항 등 외국인 방문이 높은 점포의 매출 신장률은 38%로 더 높았다. 외국인 특화 점포 10곳을 운영하는 롯데마트도 고객 수가 전주 월요일보다 35% 늘고, 매출도 15%가량 증가했다.

 

전날 인천항에 무비자 입국한 크루즈 ‘드림호’ 승객들이 찾은 명동과 가까운 서울역점에서는 과자·견과류·김 등 가공품 판매가 두드러졌다. 해당 크루즈를 통해서만 중국인 1700여명이 한꺼번에 입국했다. ‘오리온 비쵸비 대한민국’ 단독 패키지 제품이 과자 매출 1위를 기록했고, ‘롯데 제로 후르츠젤리’, ‘농심 빵부장’ 시리즈, ‘HBAF 아몬드’ 시리즈, 김부각 등 특색 있는 상품도 많이 팔렸다. 크루즈 관광객 지상 여행을 맡은 인바운드 여행사 더화청의 우수한 대표는 “실제 한국 패키지 여행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며 “무비자 확대에 따른 국내 여행 코스와 상품을 새롭게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중국인 단체 크루즈관광객 환영 행사가 열리고 있다. 더화청 제공

 

K-푸드 기업도 이 같은 매출 상승 기조에 발맞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간다. 오리온은 전날부터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해 ‘비쵸비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을 출시하고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유물 8종과 함께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 캐릭터 ‘더피’의 모티브가 된 ‘호작도’를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했다.

 

빙그레 역시 인천공항과 서울 명동·강남 등 중국인 관광객 밀집도가 높은 편의점·마트에 바나나맛우유 전용 매대를 신설했다. 올해만 신규 매대를 10개 추가 설치해 진열량을 2~3배 늘렸다. 외국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제품에 영문명을 추가한 리뉴얼 제품도 내달 선보인다.

 

농심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영업점을 중심으로 케데헌 협업 제품 판촉 활동을 진행 중이다. 명동·한강버스 선착장 등에선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운영하며 관광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불닭 기프트박스’를 판매하고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매장을 중심으로 불닭볶음면 등 인기 브랜드 진열을 강화한다.

 

K-패션·뷰티 매장도 활기를 띠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은 전날 중국인 고객 매출이 전주 월요일 대비 71% 뛰었고, 올리브영은 국경절 연휴 본격화에 맞춰 외국인 고객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매장에서 윤조에센스·자음생크림 등 인기 제품 재고를 확보했고, LG생활건강은 더후 마스크팩·비첩 에센스·환유동안고 크림 등 고급 제품 수요에 대비했다.

30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객 특수를 가장 크게 기대했던 면세점도 일단 웃는 모양새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무비자 첫날 하루에만 약 2500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방문, 이달 평균(1000명)보다 크게 늘었다. 신라면세점도 전날 고객 수가 평소보다 30% 증가했고, 신세계면세점도 식품 중심으로 단체 관광객 매출이 전주 대비 50% 늘었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주로 패션·액세서리·담배·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증가했는데, 액세서리와 담배 매출은 이달 평균 대비 100% 증가했다.

 

다만 면세업계는 아직 무비자를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 입국 초기인 데다 전날 입국한 관광객이 크루즈 여행 중이어서 적극적인 소비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봤다. 단가가 낮은 식품 수요가 커 즉각적인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중추절 연휴 이후 마이스(MICE) 성격의 고부가 관광객이 늘면 무비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전날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간 국내 전역에서 관광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전과 동일하게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 30일 무비자 방침이 유지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내년 6월까지 약 100만명의 중국 관광객 추가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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