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북본부는 30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완주와 군산에서 발생한 ‘초코파이 절도’ 사건과 ‘쌀 1포대 지급’ 사건의 근간에는 지역 사회에 만연한 ‘노동·노조 혐오’ 문제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견에서 “초코파이 사건과 군산 LH 아파트 청소 노동자 쌀 지급 사건은 전북의 노동 현실과 사회적 시선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노동자와 노조를 범죄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구조적 문제가 전북 사회에 깊게 뿌리내렸다”고 주장했다.

초코파이 사건은 완주의 한 물류업체에서 보안 업무를 맡는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사무실 냉장고에서 1050원 상당의 초코파이와 커스터드를 꺼내 먹은 것을 두고 절도 혐의를 적용한 사례다. 사건 당사자는 수사 기관과 법정에서 관행적 이용임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당사자는 10년 이상 관행적으로 간식을 이용해 왔지만, 1심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반 절도로 판단함에 따라 당사자는 파렴치한 좀도둑이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소인인 물류업체 소장은 주의 조치만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사건이 커져서 어쩔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녹취를 확인했다”며 “이는 고소인의 엄벌 촉구 의사가 본인의 진정이 아니라 노조와 조합원을 위축시키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2심 재판부는 ‘과잉 징벌’이라고 지적했지만, 사측은 여전히 노동자를 몰아내려 한다”며 “10년간 근속해 온 노동자를 한순간 좀도둑으로 몰아버리는 일이 없도록 무죄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 1포대 지급 사건은 군산 LH 아파트에서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단체협상을 통해 임금 인상과 식대 지급 등을 요구하자, 관리 대행업체가 쌀 한 포대와 식대 1만원을 제시한 사례다. 민주노총은 “관리직 임금은 8.96%나 대폭 인상하면서, 현장 노동자에게는 쌀로 대신하려 한 것은 모욕과 혐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들을 전북 사회 전반에 만연한 노동 혐오와 노조 탄압의 단면으로 규정하고, 추석 연휴 이후 도청 앞 1인 시위와 피켓팅을 벌일 예정이다. 또 다음 달 24일에는 1000명 규모의 ‘사회 대개혁 시민대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이런 문제를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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