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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앞에서 자존심 굽힌 네타냐후… “카타르 공습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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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30 07:02:44 수정 : 2025-09-30 07:34:23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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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권유로 카타르 총리에게 전화해
“주권 침해 있어선 안 될 일” 유감 표명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면전에서 카타르 총리에게 전화해 “이스라엘군의 카타르 공습은 잘못이었다”고 사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잔당 소탕을 위해 공격은 불가피했다는 종전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최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대등한 독립 주권국으로 승인하며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자 미국의 지원을 방패 삼아 위기를 타개하고자 자존심을 굽힌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도착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미 수도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했다. 네타냐후는 지난 26일 제80차 유엔 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목적으로 뉴욕을 찾았으며, 이날 백악관 방문은 트럼프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와 본격적인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트럼프의 요구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도 전화로 참여한 가운데 3자 회의부터 가졌다. 네타냐후는 트럼프 면전에서 알사니 총리에게 이스라엘군이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실시한 공습 작전을 사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 간부 제거를 목표로 도하에 있는 한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 작전으로 카타르 군인과 하마스 조직원이 숨졌으나, 정작 이스라엘이 표적으로 삼은 하마스 간부는 목숨을 건졌다. 카타르는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며 가자 지구 등 중동 지역에서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나라였기에 국제사회의 분노가 컸다.

 

네타냐후는 알사니 총리에게 “우리(이스라엘) 군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의도치 않게 카타르 군인을 사망하게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사죄했다. 이어 “하마스 지도부를 표적 삼은 공습 과정에서 카타르 주권을 침해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향후 다시는 이 같은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백악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및 공동 기자회견까지 마친 뒤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알사니 총리는 “이스라엘의 약속을 환영한다”며 “카타르는 앞으로도 중동 지역 안보와 안정에 유의미한 기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20일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카타르 간 외교적 갈등이 트럼프의 중재로 해결된 것이다.

 

앞서 네타냐후가 외국으로 피신한 하마스 간부들을 겨냥해 “그들이 어디에 있든 면책 특권은 없다”며 “모든 국가는 국경 밖에서도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지닌다”는 말로 카타르 공습의 정당성을 강변한 점에 비춰보면 태도가 180도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고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기댈 언덕’인 미국의 환심을 사려면 자존심을 굽히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로서는 중동의 친미 국가들 사이에서 체면을 세우며 국가들 간 분쟁의 해결사, 즉 ‘피스메이커’로서 입지도 굳건히 다지는 외교적 성과를 거둔 셈이 되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에선 네타냐후의 이번 행동을 놓고 분열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네타냐후보다도 더 강경한 것으로 평가되는 극우파가 불만을 터뜨리고 나선 것이다. 2022년부터 네타냐후가 이끄는 연정에 참여 중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중요하고 정의로우며 윤리적인 공격”이라며 적극 옹호했다. 이어 “그 일(공습)이 일어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극우 시오니즘 정당 ‘오츠마 예후디’(유대인의 힘) 지도자인 벤그비르 장관은 가자 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강제 이주와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점령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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