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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회피용?… ‘李 측근’ 김현지 돌연 보직변경

입력 : 2025-09-29 18:51:01 수정 : 2025-09-29 22:53:22
박지원·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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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비서관서 제1부속실장으로
부속실장은 국감 출석 의무 없어
대통령실 “국회서 부르면 나갈 것”
野 “그림자 실세 드러내기 두렵나”

김남준·강유정 2인 대변인 체제로

대통령실이 29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최근 국회 국정감사 출석 논란을 빚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김현지(사진) 총무비서관을 제1부속실장으로 보직 변경했다.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김 비서관 국감 출석 필요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이뤄진 갑작스러운 인사다. 사실상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부속실장 자리에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사 배경으로 “(정권 출범 후) 아무것도 없던 상황에서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출범 후 100일이 지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거나 개선할 필요성이 없는지 점검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개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조직개편은 김현지 비서관을 향한 국정감사 출석 압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비서관) 본인은 국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면서 “오늘도 확인했는데 관례와 국회에서 결정한 대로 따르겠다. 보직과 상관없이 국회에서 나오라고 하면 나가겠다는 것이 본인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이 맡게 된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최근 야권으로부터 국정감사 출석 압박을 받고 있는 김 비서관의 출석을 막으려는 의도로 김 비서관을 1부속실장으로 보직 변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훈식 비서실장. 뉴시스

야권에서는 1992년 14대 국회 이래 지난 30여년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사례는 없다며 공세를 펴왔다. 여당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마저 지난 25일 MBC 라디오에서 “(김 비서관이 출석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고 국민주권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꼬집으면서 더더욱 김 비서관의 국회 출석은 불가피한 분위기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악화한 이 대통령 지지율 등에 비춰봤을 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김 비서관이 총무비서관직을 유지하며 국감에 불출석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야당은 이번 인사를 두고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한 ‘꼼수 인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감에 총무비서관 출석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국정감사에 총무비서관을 출석시킨다고 했더니 갑자기 자리를 바꿔버렸다”며 “기발하고 독특한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사람(김 비서관)만 국회에 나오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림자 대통령’이 전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인사는 ‘자기 사람 지키기’와 내년 선거 준비 만을 앞세운 전형적인 ‘자리 바꾸기 꼼수’에 불과하다”며 “대체 얼마나 감추고 숨길 게 많길래 대통령실 부서를 바꿔가며 보호하려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최측근인 김남준 제1부속실장은 이날 대변인으로 보직 변경돼 강유정 대변인과 함께 ‘2인 대변인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며 “대변인을 추가해 대국민 소통을 더 늘리겠다. 김남준 1부속실장을 대변인으로 발령해 강 대변인과 함께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김남준 실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부터 함께해온 인물로 이른바 ‘성남라인’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총무비서관 자리로는 또 다른 성남라인 인사인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이동했고 제2부속실장은 당분간 공석으로 남아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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