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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언어로 쉽게 풀어 쓴 ‘생활 법률’ 출간

입력 : 2025-09-26 20:18:27 수정 : 2025-09-26 20:18:26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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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우병창 김보람 김나래/박영사/1만6000원

법은 딱딱하고 어렵다. 장삼이사는 전월세 계약을 할 때 갈등을 겪거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임금 체불을 겪을 때, 혹은 가족 간 상속 문제나 예상치 못한 형사 사건에 연루될 때 당혹스럽다. 변호사를 곧장 찾기도, 법전을 일일이 뒤지기도 쉽지 않다. 우병창 숙명여대 법과대학장 등 학자 3인이 펴낸 ‘생활법률’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민사·형사·노동·가족법 전반을 사례 중심으로 쉽게 풀어낸 생활 밀착형 법률 해설서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월세 계약을 들 수 있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모두 지급했는데 집주인이 개인 사정으로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경우, 많은 사람이 “집주인인데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법은 다르다. 민법상 임대차계약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해제할 수 있지만, 일방적 사정으로는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계약 기간이 남았다면 집주인의 일방적 해지는 효력이 없다. 책은 관련 법률 조항과 판례를 곁들여 풀어내며 세입자가 실제로 내용증명 발송,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신청 등의 절차를 어떻게 밟을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우병창 김보람 김나래/박영사/1만6000원

형사법 영역에서 최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설명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연인 관계에서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이 유포된 사건, 채팅 앱을 통한 성착취 시도 등 현실적인 사례가 책 속에 등장한다. 피해자는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기도 하고, “사적인 일이니 경찰이 개입하기 어렵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기도 한다. 저자들은 이런 오해를 바로잡는다. 디지털 성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특별법에 따라 중대 범죄로 다뤄진다. 피해자는 경찰에 즉시 신고할 수 있으며, 수사기관은 영장을 통해 자료 삭제와 계정 추적을 진행한다. 무엇보다 피해자 진술권, 변호인 조력권, 2차 피해 방지 절차가 법으로 보장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부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많을 경우 자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상속은 재산뿐 아니라 채무도 함께 승계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를 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제도다. 일정 기간 내 가정법원에 신청하면 부모의 빚을 모두 떠안지 않고 상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저자들은 상속 포기 절차와 요건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며, 실제 사례에서 자녀가 신청 기간을 놓쳐 평생 채무 독촉에 시달린 경우를 소개한다. 대부분의 경우 “법을 몰라 피해를 키우는 경우가 없다며 어려운 법률 용어보다는 생활의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사례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들의 말대로 이른바 법의 ㅂ도 모르는 ‘법린이’을 위해 쉽게 풀어쓴 책이다. 책은 일반 시민이 변호사나 법률구조공단을 찾아가기 전, 스스로 법적 문제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생활 지침서’ 역할을 한다.  법을 멀게만 느껴온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법학 입문서’이자 ‘생활 가이드북’이라 할 만하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를 사용했고, 각 장마다 ‘사례→관련 법 조항→적용 및 해석’의 구조로 전개해 독자가 자연스럽게 법적 사고를 따라갈 수 있게 했다. 우병창 교수는 “이 책이 법을 몰라 피해를 키우는 시민들에게 ‘법은 곧 나를 지키는 도구’임을 일깨우고, 생활과 법의 거리를 좁히는 시민 교양서가 되기를 바란다”며 출간 동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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