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체의 체감 경기 지표가 두 달 연속 개선됐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10월 전망치는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를 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p) 상승한 91.6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3524개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이 중 3298개 기업(제조업 1843개·비제조업 1455개)이 답했다.
장기(2003∼2024년) 평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 지수는 2022년 9월 101.6을 끝으로 3년째 100선을 밑돌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93.4)는 생산(+0.4p), 신규수주(+0.2p) 등을 중심으로 8월보다 0.1p 상승했다. 비제조업 CBSI(90.5)도 채산성(+1.4p)이 개선되면서 1.1p 올랐다. 세부 업종의 기업경기실사지수 흐름을 보면, 제조업 중에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개선됐으나, 화학물질·제품, 고무·플라스틱 등은 부진했다. 비제조업은 도소매업,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이 중 도소매업은 명절 수요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10월 CBSI 전망치는 전산업(88.5), 제조업(89.4), 비제조업(87.9)이 이달 전망치보다 각각 3.3p, 2.7p, 3.6p 하락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미국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있고, 추석 연휴로 영업 일수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에도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고집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30일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대미 투자 패키지를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이행하느냐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보증으로 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아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는 등의 ‘일본식’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할 경우 한국이 상당한 외환 리스크를 지게 된다는 점에서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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