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대출 규제에도 수요 회복세 뚜렷”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로 잠시 움츠러들었던 매수세가 한강변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자칫 이 같은 수요가 더 크게 자극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강변 단지 ‘신고가’ 행진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6월 14일 14억4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해당 평형은 6·27 대출 규제 직후 11억원대까지 급락했다. 9월 들어 25층이 15억원, 13층이 15억9500만원, 9층이 16억원에 잇따라 거래됐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6월 25억원에 거래된 뒤 규제 여파로 22억원대까지 내려갔다. 9월 들어 25억1000만원(4일·16층), 25억3000만원(14일·30층)으로 연이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표도 다시 ‘회복세’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도 되살아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주간매수우위지수는 6월 넷째 주 99.3으로 치솟은 뒤 규제 직후 급락, 8월 내내 50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9월 들어 첫째 주 58.3, 둘째 주 60.5, 셋째 주 67까지 상승했다.
매매가격지수 증감률도 같은 흐름이다. 6월 넷째 주 0.444%에서 8월 첫째 주 0.109%로 주저앉았다가, 9월 셋째 주 0.213%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 전 내 집을 마련하려는 회피성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지표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한다.
◆불안 vs 기대…시장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전문가들의 시각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한 전문가는 “대출 규제로 위축됐던 수요가 다시 진입하고 있다”며 “특히 한강변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실거주 수요가 몰리며 가격 반등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현실화되면 관망 중인 대기 수요까지 가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반면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는 특정 단지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여전히 대출 규제가 엄격하고, 정부의 추가 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 전반적인 추세 전환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가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일시적인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변수와 금리 흐름에 따라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금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기로에 서 있다.
한강변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신고가 행진은 “지금 아니면 늦는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반등 흐름이 지속적인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을 성수기 효과와 정부 정책, 금리 환경이 맞물리며 연말까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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