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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숨진 오산 옹벽 붕괴 사고는 현대건설 부실 시공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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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0 06:45:19 수정 : 2025-09-20 10:21:10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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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한 오산 고가차도 옹벽, 설계와 다른 자재로 부실시공 의혹

지난 7월 붕괴된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시공 단계부터 부실하게 시공된 정황이 확인됐다. 옹벽이 설계와 달리 부실 시공돼 폭우로 급증한 토사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국은 붕괴 사고 조사기간을 3개월 더 연장했다. 앞서 지난 7월16일 오산시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져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승용차를 덮쳐 차량 운전자인 40대 남성이 숨졌다.

 

19일 오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와 오산시, 경찰 등이 현장 합동조사를 진행할 당시 무너진 옹벽 뒤로 드러난 토사 속으로 다수의 암석이 관측됐다. 관련 표준시방서(건설 공사를 시행하는 일반적인 기준을 기록한 서류)에 따르면 도로 공사 당시 옹벽 뒤 공간을 채우는 ‘뒤채움재’는 옹벽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위해 정해진 기준을 따라야 한다. 특히 흙과 모래, 자갈 등이 서로 간의 마찰력을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각 재료의 최대 입경을 1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소방관들이 매몰된 차량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그런데 현장에서 발견된 암석들은 400㎜ 등 기준을 상회하는 크기가 다수였다. 뒤채움재를 입경이 큰 암석으로 채울 경우 흙과 돌 사이의 공간이 많이 생겨서 다지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또 뒤채움재로 물이 잘 빠지는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토사 사이에 비닐 재질의 건설 폐기물이 다수 발견됐다. 옹벽을 쌓는 데 사용된 블록 역시 문제가 있었다. 설계도서상에는 가로 456㎜, 세로 527㎜, 높이 200㎜의 블록을 사용한다고 돼 있는데, 실제 사용된 블록은 가로 450㎜, 세로 400㎜, 높이 200㎜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16일 오후 7시쯤 옹벽이 무너졌을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는 옹벽이 토압을 이기지 못한 듯 갑자기 부풀어 오르다 터져 나오는 모습이 찍혔다. 시공 과정에서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뒤채움재 사이로 흘러 들어간 빗물이 안에서 고여 토압을 높이고, 설계를 따르지 않은 옹벽이 이를 버티지 못해 무너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복구 작업이 이뤄지더라도 고가차도 전체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붕괴 지점은 현대건설이 2006∼2012년 시공한 양산∼가장 구간(4.9㎞) 도로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했다. 오산시 관계자는 “사고 옹벽이 추가 붕괴해 사고조사위의 의견에 따라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안정성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선 경찰과 사고조사위가 다각도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산 보강토옹벽 붕괴사고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사고원인 조사·분석 수행을 위해 조사기한을 9월20일에서 12월20일로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조위는 지난 7월21일 착수회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현장조사와 위원회 전체회의, 관계자 청문, 3D영상 촬영 분석, 설계도서 등 자료검토, 전문 분야별 봉괴 시나리오 논의 등을 통해 사고원인을 조사했다. 사조위는 연장된 기간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단계별 문제점을 세부적으로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지반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3차원 구조해석, 붕괴 시나리오 검증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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