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까다롭고 오래 걸려서 관행적 사용
정부 “전문인력 비자 신설 13년째 노력”
4일(현지시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비이민 비자 중 하나인 ‘단기상용(B-1)’ 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ESTA는 미국에 일시적으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증서로 공식적인 비자가 아니다. 최대 90일간 관광, 출장 시 비자 신청을 면제해 주는 대신 발급하는 것으로 인터넷으로 개인정보 등을 제출하면 받을 수 있다. 한국 등 미국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VWP)에 가입된 40개국에 대해 발급하고 있다.

B-1은 계약, 비즈니스 회의, 콘퍼런스 참석 등을 위한 출장 시 최대 6개월간 체류를 허가하는 비자로 업무 관련 활동은 가능하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노동은 불가능하다.
미국 현지에서 일을 하려면 전문직 취업 ‘H-1B’ 비자나 주재원 ‘L-1’ 비자 등을 받아야 하지만, 발급 절차가 까다롭고 기간이 오래 걸린다. 이런 상황 탓에 한국 등 다수의 기업은 공사 기한 등을 맞추기 위해 ESTA나 B-1 비자를 활용하는 관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B-1 비자의 허용 범위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기업은 현지 공장 인력 교육을 위한 합법적 체류라고 할 수 있지만, 미 이민 당국은 이를 노동행위로 보고 출장 목적 비자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반박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미국 측에서 비자 체류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을 했는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외교부는 2012년 이래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별도 비자 쿼터(E-4)를 신설하는 ‘한국동반자법’ 입법을 위해 미 정부·의회를 대상으로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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