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미 정상회담 성과 등 설명
개혁 입법 야당 협조 요구 전망
국힘은 거여 독주 우려 전할 듯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가진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야당에 설명하고,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협조와 더불어 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입법에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의 일방적인 국회운영을 지적하고, 여야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역할론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8일 낮 1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겸해 회동한다.
이 대통령은 이후 장 대표와 단독 회동을 한다. 각 당에서는 대표 외에 대변인과 비서실장이 동행하며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참석한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지난 5일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식 의제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각각의 이해관계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개혁입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 등을 야당에 설명하고, 대미 협상 후속조치에 힘을 보태줄 것과 더불어 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에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는 날 첫 지시로 장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는 등 순방 성과를 이어가려면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전 야당 대표를 만난다. 국회와의 협치를 중시하는 모습을 강조하며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2024년 22대 총선 참패 후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임기 시작 1년 11개월 후에 만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4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대표와 만나 협조를 구했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양자회담 형식으로 야당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단독 회동을 하루 앞둔 7일 최종 전략 마련에 분주했다.
국민의힘은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미래전략회의를 열고 회동 의제와 발언 수위 등을 점검했다.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박준태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3대 특검법 개정안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가 논의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선출 지연과 국민의힘을 향한 ‘내란 정당’ 공세 등 여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대한 비판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 정 대표가 ‘야당 패싱’ 기조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회동을 통해 협치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역할론을 강조할 것으로 풀이된다. 대여 투쟁 강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야권 지도자로서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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