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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선 ‘손톱’… 美 할퀴다

입력 : 2025-09-07 20:54:13 수정 : 2025-09-07 20:54:13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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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원톱’ 韓, 평가전 2-0 완승

손, 1골 1AS 맹공… A매치 52호 득점
92년생 동갑내기 이재성과 ‘호흡 척척’
공격 활로 뚫으며 이동경 쐐기골 도와

홍명보호 전방압박·스리백도 ‘합격점’
혼혈 카스트로프, 성공적 국대 데뷔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적응을 위해 미국 원정을 떠난 ‘홍명보호’가 첫 평가전에서 두 골차 완승으로 희망찬 출발을 알렸다. 안정적인 스리백과 강한 전방압박,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 진출한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맹활약까지 ‘삼박자’가 제대로 들어맞은 기분 좋은 승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이동경(김천 상무)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8계단 높은 미국(15위)을 꺾은 한국(23위)은 10일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FIFA 랭킹 13위이자 북중미 축구 맹주인 멕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해리슨=AFP연합뉴스

홍 감독은 지난 7월 동아시아컵에서 시험 가동했던 월드컵 대비 전술인 스리백 전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이 전술은 동아시안컵 당시 약체 중국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지만, 난적 일본에는 0-1로 패해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손흥민 등 해외파 주력 선수들이 가세한 이날 홍 감독은 한국 수비의 핵 김민재(뮌헨)를 중심으로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과 이한범(미트윌란)을 스리백으로 세웠다. 좌우 윙백에는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를 배치하고 수비 상황에선 파이브백으로 전환하며 미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스리백 전술은 후방 패스 실수와 집중력 부족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수문장 조현우(울산)의 물샐 틈 없는 ‘선방쇼’로 무실점에 성공했다. 홍 감독은 “아직 스리백으로 플랜A를 바꾼다고 말하기는 조금 이르다”면서도 “대표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미국은 아주 강한 팀인데 (우리가) 승리해서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강력한 전방 압박 카드도 꺼냈다. 원톱 스트라이커인 손흥민을 비롯해 2선의 이동경(김천)과 이재성(마인츠),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한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김진규(전북)까지 전방에서부터 미국의 공세를 적극 차단했다. 미국 선수들은 당황했고 우리 대표팀은 전반 18분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취골을 합작한 것.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자 미드필드 왼쪽에서 공을 잡은 이재성이 손흥민에게 정확한 침투패스를 연결했다.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각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노린 정확한 왼발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 남자 축구 A매치 개인 통산 52번째 골로,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58골)의 역대 1위 기록에 6골 차로 다가섰다.

전반 43분 나온 추가골도 손흥민과 이재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아크 서클 부근에서 손흥민과 이재성이 2대1 패스를 통해 미국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미국 골키퍼 매튜 프리즈가 뛰어나오자 손흥민은 오른쪽 옆에 위치한 이동경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동경은 왼발 뒤꿈치로 재치 있게 방향을 바꾸며 상대 수비수들을 무력화하는 플레이로 미국 골망을 흔들었다.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LAFC로 이적한 후 치른 첫 A매치에서 시차적응이 따로 필요없었던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앞서 손흥민은 미국 무대 이적 배경으로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언급한 바 있다. 그만큼 이번 활약으로 손흥민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홍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이 득점은 물론 1차 수비 저지선 역할까지 해줬다”면서 “손흥민이 팀을 잘 이끌어줘서 선수들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미국 원정을 앞두고 주장 교체설이 불거졌던 손흥민에게 극찬을 보냈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감독 시절 손흥민을 세계적인 공격수로 키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은 옛 제자에게 일격을 당한 셈이 됐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역사상 첫 ‘국외 태생 혼혈 선수’로 태극마크를 단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후반 18분 김진규 대신 투입되며 데뷔전을 치렀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독일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으나 A대표팀은 한국을 택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30여분을 소화한 카스트로프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홍 감독이 기대한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면모를 발휘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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