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중한 책임감, 필요시 직접 방미…李대통령, 총력대응 지시”
美, 이민단속 영상 공개…韓직원들, 손발 결박돼 줄줄이 연행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이 대거 체포된 현안과 관련해 외교부가 긴급 대책 회의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 대책 회의’를 열고 “조지아공장에서 총 475명이 구금됐고, 이중 한국인은 3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매우 우려가 크고 국민들이 체포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자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고 본부와 재외공관이 관련 동향을 신속히 공유하고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교부는 산업부 경제단체 등 기업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총체적으로 대응해나가고자 한다”며 “주미 대사관에서도 미국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오늘 회의에서는 외교부 본부에서 신속하게 고위급 관계자가 현장 파견되는 방안, 필요시 제가 워싱턴에 직접 가서 행정부와 협의를 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박윤주 1차관, 김진아 2차관, 주미대사관 공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미국 이민 당국은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에 공개된 단속 영상에는 군용 차량과 다수의 차량, 헬리콥터가 현장에 들어서는 모습 등이 담겼다. 유니폼을 입은 마약단속국 요원 10여명이 양손 결박용으로 추정되는 끈 뭉치를 지닌 채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 영상은 버스에 양손을 짚고 일렬로 늘어선 현장 직원들을 단속 요원들이 차례로 다리와 양손에 체인을 묶어 버스에 태우는 장면 등도 나왔다.
단속 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이동하는 현장 직원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영상에 나온 일부 직원들의 근무복 조끼에는 DSK 메카닉, HL-GA 배터리회사, LG CNS 등 소속 회사명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적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들에 대해 “불법체류자들”이라며 “이민세관단속국은 그냥 자기들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가진 해외 기업에 대해 대규모 단속을 벌인 게 부당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는 “일방 거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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