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지난달 28일 3차례 시도
이틀 뒤 피해 학생 부모 신고에
警 “CCTV 분석, 정황 발견 못해”
가정통신문 내용 언론 보도되자
“잘못된 정보 퍼진 것” 반박하기도
결국 추가 신고 후 강력팀 투입
피의자들 친구 사이… “장난” 주장
서울 서대문구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들을 유인하려 한 20대 남성 3명이 최초 신고 5일 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앞서 관련 신고를 받고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다”며 범죄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가, 언론 보도 후 접수된 추가 신고를 받고서야 본격 수사에 나서 하루 만에 이들을 붙잡았다. 미성년자 대상 납치·유괴 사건이 4년 새 1.5배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찰의 안일한 초기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4일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20대 남성 3명을 긴급체포하고 이 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31분부터 5분 동안 홍은동 소재 초등학교 2곳 인근에서 총 3차례에 걸쳐 초등학생 4명에게 접근해 “귀엽다, 집에 데려다줄게”라며 유인을 시도했다. 다행히 학생들이 모두 현장을 벗어나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피해 학생 보호자로부터 신고를 받고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지만 유괴 시도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이후 해당 초등학교가 1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유인 시도 사실을 알리고 언론에 보도되자, 경찰은 2일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다”며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다. 당시 경찰은 “신고 내용과 관련한 범죄행위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학부모 단체채팅방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 직후 “우리 아이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경찰은 즉시 강력팀을 투입해 범행 차량 추적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실제 납치 미수 범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3일 오후부터 4일 오전까지 피의자들을 홍은동과 경기 여주시에서 순차 검거했다. 결과적으로 초기 신고부터 검거까지 5일이 걸린 셈이다. 경찰은 초기 수사 실패에 대해 차량 정보 오인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피해 학생 보호자가 신고한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였지만 실제 범행 차량은 쥐색 쏘렌토여서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피의자들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 사이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이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장난삼아 한 일이며 납치 시도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이 여러 번 반복됐고 사회적 파장이 큰 점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유인 행위를 한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 1명은 친구들을 제지하는 등 가담 정도가 작아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 모두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의 대응 체계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 납치·유괴 사건은 2019년 171건에서 2023년 258건으로 4년 새 1.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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