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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노동신문, ‘북·중·러 정상 톈안먼 망루 나란히’ 대서특필

입력 : 2025-09-04 08:51:23 수정 : 2025-09-04 08:55:20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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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서방 연대’ 결속 과시
북한도 명실상부하게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각인
시진핑 악수 1면·푸틴 포옹 3면 배치로 입지 강화 과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을 대서특필했다.

 

(왼쭉부터)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했다. 베이징 교도=연합뉴스

 

노동신문은 이날 6면 중 1∼3면을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으로 채우며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1면은 김 위원장이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강대국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사진을 상단 우측에 배치했다.

 

북중러는 1959년 김일성·마오쩌둥·흐루쇼프 회동 이후 66년 만에 톈안먼 망루에 모인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反)서방 연대’의 결속을 과시했는데, 북한도 명실상부하게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각인한 것이다.

 

또 1면에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손을 맞잡고 활짝 웃는 모습, 시 주석의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담아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 관계가 회복됐음을 알렸다.

 

신문 2면은 글 기사 없이 사진으로만 지면을 채웠다.

 

김 위원장이 망루에 오르기 전 각국 정상급 20여명과 레드카펫을 나란히 걸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주를 이뤘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했지만 혹독한 제재를 받으며 국제 무대에서 고립돼왔는데, 첫 다자외교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음을 선전한 것이다.

 

3면은 열병식 행사 뒤 김 위원장이 시 주석 주재 리셉션에 참가한 모습을 담았다. 리셉션 행사장 내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북중러 정상은 줄곧 함께하며 세를 과시했다.

 

북러 정상회담 소식도 3면에 별도로 담겼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전승절 연회 뒤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2시간 30분간 양자회담을 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탑승해 있는차량 내부 사진을 실었는데, 이는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가 보도하지 않았던 사진이다.

 

두 정상이 통역만 대동한 채 차와 쿠키를 앞에 놓고 대화하는 모습은 내밀한 논의가 오갔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 신문은 두 사람이 꼭 껴안는 모습,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왼팔을 가볍게 잡으며 활짝 웃는 모습을 실어 ‘혈맹’으로 진화한 양국 관계를 드러냈다.

 

노동신문에는 열병식 행사에 참석했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단체사진 속 일부만 등장했다. 북한이 주민들이 보는 신문을 통해 김 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를 알린 것은 최고지도자가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인물이라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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