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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과 사이 좋다"며 中열병식엔 "반미 모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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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03 14:31:32 수정 : 2025-09-04 07:11:35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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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승전 80주년 열병식 행사에서 만난 중국, 북한, 러시아 정상을 두고 “미국을 상대로 작당모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열병식 주최측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다.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종전 80주년 기념하는 열병식에 앞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부터)이 함께 걸어가고 있다. AFP통신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병식 행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관련 글을 올렸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 주석이 중국이 적대적인 외세 침략자로부터 자유를 확보하는데 미국이 제공한 막대한 지원과 ‘피’에 대해 언급할 것인지 여부”라면서 “중국이 승리와 영광을 얻는 과정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정당하게 기려지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썼다.

 

중국 수도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3일 열병식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화통신

트럼프가 언급한 ‘막대한 지원과 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중국의 항일전쟁을 지원한 것을 가리킨다. 당시 미국은 중국 국민당 정부(장제스 정부)에 무기, 식량, 자금 등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했다. 특히 군조종사들을 비밀리에 파병하기도 했다.

 

일본 패전 후 재개된 중국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이 국민당을 몰아내고 승리한 뒤, 공산당은 항일전쟁의 역사에서 미국의 역할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현재의 중국이 있기까지 미국의 기여가 컸음을 기억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 전승절 관련 메시지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 주석과 중국의 훌륭한 국민들이 멋지고 오래 지속되는 축제를 맞이하기를 바란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며 “그들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 당신들이 미국을 상대로 공모하고 있는 동안”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전승절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하고 시 주석과 나란히 열병식을 관람한 북러 정상들을 함께 비판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열병식을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앞서 이날 오전 기자들의 열병식에 관한 질문에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서 3일 열린 종전 80주년 기념 열병식 후 리셉션에서 시진핑 주석이 건배하고 있다. AP통신

그가 중국과 북한, 러시아를 미국의 적대세력으로 규정하면서도 시 주석과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 것은 중국과 관세협상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협상 파트너로서 열린 자세를 보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시에 시 주석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협상을 통해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과시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 주석은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과 함께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망루에 등장했다.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왼쪽부터) 톈안먼 망루에 서 있다. 

시 주석의 뒤를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례로 입장하며 항전노병들과 인사하고, 본행사에서도 세 정상이 망루 중심에 함께 자리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북중러 최고지도자가 공식 석상에서 한자리에 모인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모습은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북중러 3국의 ‘반(反)트럼프, 반(反)서방’ 연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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