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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임금체불 중대범죄, 혼내줘야… 美 수출 의존 축소 필요”

입력 : 2025-09-02 18:28:00 수정 : 2025-09-02 21:22:16
박지원·최우석·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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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균형 잡힌 성장 강조

노동·관세·내수… 전방위 전략 모색
AI 산업 핵심 GPU 확보 등 점검

“중대재해 징벌배상 사례 못 봐”
매출액 연동 등 벌금 강화 주문

“돈 떼인 외국노동자, 출국 보류”
10월 명단공개·반의사불벌 제외

“韓 900만명 갈때 日선 300만명 와”
속초 언급… 바가지 요금단속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경제·산업 분야부터 노동, 관세, 관광, 내수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국가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각 부처 장관이 먼저 성장 전략 관련 보고를 한 후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간에 토론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성장과 동시에 임금체불·산업재해 등의 문제도 신경쓰며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잠재성장률 반전 이뤄야”…‘AI 전환’ 계획도 밝혀

이 대통령은 경제·산업 분야에서 적극재정 및 생산적 금융을 마중물로 한 성장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온 잠재성장률을 반전시킬 계기를 금융정책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회의에서 첫 보고자로 나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경제 현황과 재정운영 평가, 인공지능(AI) 성장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AI 산업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조기 확보 계획과 관련해 내년까지 계획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묻고 차질 없이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대전환을 위한 실행 계획과 육성 전략 등을 발표했다. 배 장관은 4개 지역에 ‘AI 전환(AX) 혁신 거점’을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고 인재를 양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통과돼 과기부가 위원회 구성 추진에 돌입하기도 했다.

◆李 “임금체불 엄벌…징벌배상 범위는 넓혀야”

이 대통령은 임금체불은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보며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초부터 지속해서 점검해 온 중대산업 재해에 대해선 징벌배상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임금체불 기업에 대해 “엄벌해야 한다. 중대범죄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금체불과 관련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뒤 이 대통령은 “(임금체불 기업은) 혼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임금체불 통계자료를 보니 체불하던 업체가 (다시) 체불하는 게 70%라고 한다”며 “상습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 저도 월급을 많이 떼였는데 노예도 아니고 (임금을) 안 주고 버틴다는지 그러면 엄벌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임금체불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임금체불에 대한 해결책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 체불도 많다고 한다. 그 사람들이 강제 출국당하면 영영 (임금을) 떼먹을 수 있으니 일부러 그런다”며 “임금을 떼먹힌 외국인 노동자는 출국을 보류해 주고, 돈 받을 때까지 기회를 주는 것도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지시했다.

이에 김 장관은 “30%의 기업에서 체불이 반복되는 데 그게 체불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산업 안전 관련해서 사람 목숨이 귀중한 것을 알듯이 돈을 떼어먹으면 안 된다. 떼인 돈을 받아서 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악덕(행위가) 반복되는 데에 바로 명단을 공개하고 반의사불벌죄도 적용하지 않는 대책이 10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라며 “한 번만 (임금체불이) 반복되더라도 곧바로 공개하고 강력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안전 비용의 배가 되는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보다 과징금이 훨씬 효과가 있다. 벌금 해봤자 300만원, 500만원 벌금인데 지금은 제재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중대재해 발생 시 추락방지시설 (설치) 비용 곱하기 몇 배, 매출의 몇 배 그런 검토를 해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비용 부과의 방식으로 징벌배상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징벌배상을 하게 돼 있다. 그런데 징벌배상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징벌배상 대상, 중대재해 대상을 확대해서 처벌 대상을 넓히면 반발이 심할 거 같고, 징벌배상 범위를 넓히는 건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이에 “매출액 대비로 (징벌배상 처분) 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높은 대미 수출 의존도… 품목·지역 다변화 필요성

대미 관세협상과 한·미 정상회담의 파고를 넘은 이 대통령은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출 지역을 발굴하고, 새로운 수출 품목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이 관세를 갖고 압박하는 걸 보니까, 사실은 우리의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그런 것”이라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라면 수출국가 다변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품목을 개발해 육성하는 수출 다변화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수출 국가 개발이나 수출 품목 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차등을 두거나 우선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나”며 “예를 들면 요즘 유행하는 글로벌 사우스 쪽 수출에 좀 더 지원해 주거나, 금융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지원도 강화하고, 외교 공관들 역할을 수출 첨단 교두보처럼 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수출 기업들 지원하는 기관이 코트라, 외교관, 해외대사관이나 영사관, 문화원 등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제3세계는”이라며 여러 대안도 제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금 말한 걸 경제부처, 외교, 문화 등을 종합해 대통령 주재회의를, 전략회의를 한 번 소집하겠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은 “공적개발원조(ODA)도 우리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지방관광 활성화 강조 “바가지 요금 대책을”

이 대통령은 지방 관광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요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관광산업 현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나라에선 연간 일본으로 900만명이 가고, 일본에선 우리나라로 연간 300만명이 온다고 한다”며 “우리도 지방 관광 수요를 많이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관광 활성화는 정말 중요한데, 물건을 수출하는 것보다 효율성이 휠씬 더 뛰어나다”면서 “내국인들의 지방 관광도 활성화해야 한다”며 바가지 요금 논란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들의 지방 관광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제일 큰 장애 요인은 자영업자들로 인해 사고가 가끔 나는 것”이라며 “(관광객에게 상인들이) 바가지 씌우는 것을 어떻게 단속할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오징어 난전에서 주문한 5만6000원짜리 오징어 회. 사진=속초시청 자유게시판 캡처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 영업 등으로 연거푸 논란이 된 강원도 속초의 오징어 포장마차촌 사례를 언급하면서 “강원도 타격이 엄청난 모양이던데 바가지 씌우는 것을 어떻게 단속할 방법이 없나.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느냐”며 “(상인들이) ‘나는 비싸게 (요금을) 받겠다’고 하면 방법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법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 봐야 겠고, 우선 각 상권의 활성화 재단이나 상인연합회 등이 자율 규제를 하는 것을 유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소한 이득을 얻으려다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면서 “이것을 그냥 자율적인 상황이라고 방치할 일인가. 공공에 대한 피해가 너무 큰데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장관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 수가 한국과 일본이 비슷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블스코어”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세 배, 세 배”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지원·최우석·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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