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SK텔레콤의 통신비 할인 영향으로 1%대를 기록했다. 반면 고등어·쌀·돼지고기 등의 먹거리 물가는 불볕더위와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5% 가까이 치솟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6.45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지난해 11월(1.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줄곧 2%대를 기록하다가 5월에 1.9%로 떨어졌고, 6월(2.2%)과 7월(2.1%)에는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다시 2%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꺾인 것은 SK텔레콤이 해킹사태에 따른 후속 대응 차원에서 통신비를 50% 할인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2000만명 넘는 가입자가 할인 효과를 누리며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 끌어내렸다.
하지만 고공행진 중인 먹거리 물가로 소비자 물가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8% 뛰면서 전체 물가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수산물이 7.5% 오르며 선두에 섰고, 축산물(7.1%)과 농산물(2.7%)이 뒤를 이었다. 찹쌀(45.6%)과 복숭아(28.5%), 고등어(13.6%), 쌀(11.0%),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통신비 할인의 영향을 제외하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수준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8월 소비자물가는 집중호우와 폭염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가격 큰 폭상승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대로 통신요금 일시 할인으로 오름폭이 7월 2.1% 대비 0.4%포인트 축소됐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9월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하락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가격 상승에도 낮은 수요압력, 국제유가 안정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2%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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