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KT와 NC의 2025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2일 수원 KT위즈파크. KBO리그는 매년 9월1일부터 1군 엔트리 등록 인원을 28명에서 33명으로 늘리는 확대 엔트리를 시행한다. 이에 발맞춰 KT는 이정훈, 오서진, 이호연, 문상철, 윤준혁을 2군에서 올렸다. 투수는 1명도 없고, 모두 야수 자원이다. 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야수들이 더 힘드니까. 나이 있는 선수들도 좀 있고...대주자나 대타 요원으로 쓸 선수들을 늘리기 위해 야수 5명을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5명 중에 최소 투수 1명은 올리지 않나’라고 묻자 “2군에서 올릴 만한 투수가 (전)용주 정도 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쉽지 않은 것 같아서 투수진은 지금 그대로 쓰려고 야수만 올렸다”라고 답했다.

지난달 31일 KIA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은 선발 오원석이 5회까지 막고 내려간 후 6회 마운드에 외인 선발인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올렸다. 올라오자마자 볼넷과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몰렸으나 3연속 삼진으로 위기를 무실점으로 벗어났다. 헤이수스를 올린 상황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막았으니 다행이지 처음엔 ‘괜히 올렸나’ 싶을 정도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린 뒤 “본인이 재계약하고 싶으니까 이런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서 불펜 등판을 자청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구위는 있는 선수인데다 우리 팀에 좌완 불펜 자원이 부족하니 만약 포스트시즌에 가면 다양한 쓰임새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패트릭을 중간 자원으로 쓸 수 있을까 했더니 헤이수스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31일 KIA전 7회까지 4-3으로 앞서있던 KT는 8회 3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7회에 올라와 무실점으로 막은 이상동을 8회에도 올렸다가 최형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내려갔고, 우규민이 대타 나성범에게 2루타를 맞았다. 무사 2,3루에서 손동현을 올려 오선우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 감독은 곧바로 마운드에 마무리 박영현에게 5아웃을 맡겼으나 박영현은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한 뒤 2사 후 김규성에게 그라운드 홈런을 맞고 4-6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KT는 9회 KIA 마무리 정해영을 두들겼고, 김상수의 2타점 2루타를 통해 7-6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를 떠올리던 이 감독은 “그날 (손)동현이를 8회 시작부터 안 쓴게, 제가 볼 때 구위가 다소 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상동이를 8회에도 올렸더니 바로 몸에 맞는 공을 주더라. 다시는 상동이는 멀티이닝은 안 쓰려고 한다. 동현이를 한 타자만 막게 하고, 이틀 쉰 영현이로 최대한 막아보자는 마음이었는데, 결국 드라마를 쓰려고 그렇게 된 거 아닌가 싶다. 김규성 타구 수비하다 다친 (안)현민이도 크게 안 다쳤다. 아직은 우리에게 기가 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KT의 최고 히트 상품 안현민은 부상 여파로 이날은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오늘은 그냥 쉬게 하고, 내일부터는 대타로는 대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비는 사나흘 지나야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지난 31일 KIA전 승리가 굉장히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날 3,4,5위인 SSG, 롯데, 삼성이 다 이겼는데 우리가 졌다면 승차가 지금의 0.5경기 차가 아닌 1.5경기 차까지 벌어졌을 거 아닌가. 그 승리가 매우 컸다고 본다. 우린 지금 경기를 많이 한 편이라 무조건 많이 이겨놓고 봐야할 것 같다. 지금 경기를 더 했고, 덜 했고의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연장전이 12회에서 11회로 줄면서 무승부가 많아졌다. 두산과 NC는 올 시즌 여섯 번이나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장 적은 팀이 삼성의 2무다. 메이저리그는 연장전에 주자 2루에 자동 진루하는 승부치기를 적용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KBO리그도 무승부를 줄이기 위한 승부치기 도입에 대한 의견도 나오지만, 감독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 감독의 의견을 묻자 “저 역시 승부치기 도입에 대해 꺼려하는 감독 중 하나”라며 웃은 뒤 “승부치기를 도입하면 진 팀 감독들은 무조건 욕을 먹게 되어 있다.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를 대도, 그냥 강공을 해도 결과에 따라 욕을 먹게 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저희는 가끔 비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11회로 한 이닝을 줄이니 투수 쓰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고. 오늘부터 한 경기, 한 경기, 승무패에 따라 중위권 팀들이 웃고 울고할 것 같다. 암튼 최선을 다 해보겠다”라고 말한 뒤 더그아웃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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