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훈 의원님이 나중에 가게 상황을 한 번 더 살펴보고 가셨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재명이네 비빔낙지칼국수’를 운영하는 임채원(38)씨는 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의원님은 그때 좋지 않은 소리를 많이 들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가게 운영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는지 등을 위주로 물어보셨다”고 고마워했다.
마포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지난달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스레드’ 계정에 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우리 지역구에 이게 뭐냐, 싸우자는 거?”라는 글과 함께 해당 매장의 외부 사진을 게재하면서다.

공개된 사진은 임씨가 운영하는 음식점 상호를 담았는데, 이재명 대통령 이름과 똑같아 시선이 쏠렸다. ‘싸우자는 거냐’라는 문장에 이은 ‘그런데 맛있네’라는 그의 댓글은 정치적 코드와 지역구의 신규 오픈 가게 ‘홍보’ 의도를 담은 조 의원의 반전 유머 시도였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조 의원이 업주 동의 없이 가게명을 SNS에서 공개한 것처럼 보인 탓이 컸다. 특히 그의 글에는 당시 기준 최저치를 경신한 국민의힘 지지율 등을 언급하며 ‘평소 같으면 웃어넘기겠지만 이럴 때가 아니다’라는 댓글 등까지도 달렸다.
지역구 내의 신규 오픈 매장 홍보를 위해 주목도 높일 방법을 고민했던 조 의원은 SNS에 올릴 글을 미리 임씨에게 보여줬었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조 의원은 누리꾼 비판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알려졌다. 오히려 자신의 맷집을 활용한 ‘활약’이 매출에 도움 줬는지 매장 측에 물어봤다는 후문이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 중에는 조 의원의 SNS 글을 본 이도 일부 있었다고 전해졌다. 임씨는 누리꾼의 비판을 정면으로 받은 조 의원의 심정을 우려했다.
SNS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가게명은 이 대통령과는 사실 상관없다. 30여년전 임씨의 모친이 식당 운영하던 시절부터 쓴 상호다. 가족의 든든한 뒷받침이었던 식당이 이후 문을 닫았고, 주메뉴를 한식으로 하는 음식점 개업을 계획하면서 어머니 마음을 물려받는다는 마음으로 그때의 가게 이름을 가져다 썼다고 임씨는 통화에서 설명했다.
임씨는 지난달 11~30일 가오픈 기간 순이익의 1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의 칼국수를 만들어 지역 이웃과 나누겠다고 가게 공식 SNS 계정에서 알렸다. 그는 지난달 30일 올린 글에서 “스무 그릇의 따뜻한 한 끼를 지역 이웃과 나눈다”며 “오는 9월6일 오전에 정성껏 준비한 비빔낙지칼국수를 드리겠다”고 적었다.
임씨는 통화에서 “장사를 오래 한 데 대한 감사 의미도 있고 많은 분께서 제가 만든 음식을 드셔 주셔서 저도 잘 먹고 살 수 있다”며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방법을 생각하다가 잘하는 게 음식이어서 ‘음식으로 돌려드리자’고 판단했다”고 나눔 배경을 밝혔다. 그는 ‘자영업자 혹은 시민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제도나 정책을 정부에서 많이 마련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