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IP 가치 최대 1조원 평가
韓 ‘글로벌 라이선서 50’ 못 들어
美, 2024 32개사 IP 수익 338조
“케데헌 법안·IP 주권 펀드 필요
웹툰 등 수익 모델 다각화 해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지식재산권(IP) 가치가 최대 1조원에 달할 전망이지만 한국은 글로벌 IP 산업화 역량 지표인 ‘세계적 지재권자50’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목록에 32개사를 올린 미국이 약 338조원의 수익을 올릴 정도로 부가가치가 크기에 한국도 IP 산업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새로운 성장(10)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적 지재권자(글로벌 톱 라이선서) 50 명단에는 미국 32개, 일본 7개, 중국·프랑스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가 각 1개사씩 올랐다.
이 순위는 시장조사기관인 라이선스 글로벌이 지재권을 활용해 제작되는 상품 판매액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지재권 강국들은 지난해 IP를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미국은 지난해 32개사의 IP에서 파생된 수익이 약 2424억5000만달러(약 338조원)에 달했다. 같은 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3% 수준이다.
미국 기업인 월트디즈니는 미키마우스 등을 활용해 지난해 약 620억 달러의 상품판매를 기록했다. 이외 해즈브로(5위·트랜스포머 등·161억달러), 워너 브라더즈(6위·배트맨 등·150억달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헬로키티’를 보유한 일본의 산리오(84억달러), 핀란드의 무민 캐릭터즈(7억7000만 달러), 중국 국민 캐릭터 ‘양과 회색늑대’를 보유한 알파그룹(7억2000만 달러)도 순위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IP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한국은 원천 IP 부족, IP의 다각적 활용에 대한 전략 미흡,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수출 관세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위주의 하드 머니보다는 소프트 머니를 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상의는 IP 산업화 전략으로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을 제시했다. 웹툰, 게임, 드라마, 굿즈, 공연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케데헌의 인기로 김밥, 라면, 후드티, 매듭, 한옥마을, 남산타워, 심지어 무속신앙까지 인기를 끌지만 실제 수익은 미국 플랫폼과 일본 제작사가 올린다”며 파생 수익을 놓치는 일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을 입체적으로 지원할 ‘케데헌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의는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이 제작비를 전액 선투자하면 저작권과 부가가치가 모두 플랫폼에 귀속된다. 대한상의는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와 플랫폼이 제작비를 공동 분담하고, IP 권리를 공유하게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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