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경색으로 자택 화장실에 쓰러진 독거노인이 집배원의 세심한 관찰로 생명을 구했다. 우편물 배송과 함께 고립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살피는 '안부살핌 우편 서비스' 덕분이다.
24일 전북 남원시에 따르면 운봉우체국 소속 집배원 박정현(26)씨가 남원시 운봉읍 북천마을에 사는 70대 독거노인 A씨의 집을 방문한 것은 지난 10일 오전. 우편 배달과 함께 평소 돌보던 그의 집을 방문했으나, 집 안에서 인기척이 없어 이상함을 감지했다.

박씨는 “항상 현관 앞까지 나와 반겨주던 어르신이 보이지 않았고, TV도 없는 방 안쪽에서 미약한 신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즉시 집 안으로 들어가 곳곳을 확인했고,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주민을 발견해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박씨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박씨는 지난 5월부터 ‘안부살핌 우편 서비스’로 A씨 가구를 맡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이 주민의 평소 생활 행태를 잘 알고 있어 구급 당일 평소와 다른 이상 상황을 즉각 감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부살핌 우편 서비스’는 우체부가 정기적으로 독거노인 등 사회적 고립 가구를 방문해 건강과 위생·주거 상태 등을 살피고, 생필품을 전달하는 노인 돌봄 사업의 일환이다. 남원시는 행정안전부 공모 사업으로, 남원우체국과 협약을 맺고 2023년부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A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주민 안전에 도움을 주게 돼 다행”이라며 “어르신이 빨리 쾌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무심코 지나쳤다면 자칫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례는 사회적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 계기”라고 말했다.
남원시는 향후 이 사업을 포함해 돌봄 안전망을 더욱 확대해 지역 내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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