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부터 전국에 쏟아진 집중호우 영향으로 수박, 멜론이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이른 폭염 등으로 농산물 수확량이 감소하며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이 더해져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다만 쌀은 논의 배수 작업이 완료되면 생육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침수된 농작물 면적은 총 2만 8490㏊(헥타르)이다. 이 중 피해 품목 대부분은 벼(2만 5064㏊)와 논콩(2050㏊)이다. 다른 농작물의 경우에는 △고추(227㏊) △멜론(140㏊) △수박(133㏊) △딸기(110ha) △쪽파(96㏊) △대파(83㏊) 등도 적지 않은 수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멜론은 전체 재배 면적의 7.9%, 논콩은 5.8%, 벼는 3.6%가 침수됐다. 나머지 농작물의 침수 비율은 2% 이내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큰 벼는 물 빼기가 완료되면 생육에는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재배가 많은 오이, 애호박, 청양고추, 토마토 등 과채류는 8월에 주로 강원지역에서 출하된다. 이번 호우로 인한 강원 지역 피해는 없어 이번 집중호우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박과 멜론의 경우는 충남 부여(수박), 전남 담양·곡성(멜론) 등 침수 피해와 제철 과일 수요 등이 겹쳐 당분간 전·평년보다 높은 가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종을 기르는 단계에서 피해를 본 딸기는 9월 옮겨심기에 대비해 피해가 없는 지역에서 모종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자체, 농협, 자조금단체 등을 통해 침수 피해 시설하우스 등에 신속한 물 빼기 조치, 침수 부위 세척 및 방제 약제 살포 등을 지시했고,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할인 지원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충남 예산·아산 지역 등이 주산지인 쪽파는 물 빼기가 이루어지면 수확이 가능하지만, 수확 작업 여건이 나빠져 당분간 공급량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장용 쪽파는 8월에 파종하므로 김장철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침수 피해 지역은 필요시 지자체·농협 등과 재파종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강원지역이 주산지인 여름배추와 무는 이번 비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강우가 장기화할 경우 모종·종자 유실 및 병해충 확산 등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예비모종 300만 주와 병해충 방제 약제·영양제를 농가에 공급하여 피해를 예방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아직 전체 피해 규모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품목별 피해 양상 등을 파악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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