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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학부모에 구멍 뚫린 학교…부실 관리 도마 위

입력 : 2025-07-14 21:15:49 수정 : 2025-07-14 21: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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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내신 부정행위…시험지 절도에 학교 시스템 허점 여전

전직 기간제 교사가 심야에 학부모와 고등학교에 침입해 시험지를 빼돌리다 적발되며 현행 내신 제도에 또다시 허점이 드러났다.

14일 수사 기관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시 20분께 경북 안동시 한 고등학교에서 학부모 A(40대)씨와 함께 시험지를 훔치려다가 사설 경비업체에 붙잡힌 기간제 교사 B(30대)씨는 이 학교에 작년 2월까지 근무했다.

시험기간 중 학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건조물 침입 등)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전직 기간제 교사 A(30대)씨가 14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 기관은 A씨 자녀가 이 학교 1학년 재학 중 기간제 교사 B씨 역시 이 학교에 재직했던 점을 확인하고 이들의 추가 범행을 파악 중이다.

경찰은 A씨와 B씨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교육청은 A씨 자녀가 고교 입학 때부터 내신 성적에서 줄곧 전교 1등을 석권했던 것을 확인했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전교생 100명 규모로 학년별 학급이 2∼3개에 그친다.

지역 사회에서는 주변 중학교 학생들이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일부러 하향 지원하는 학교로도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날부터 학교 성적관리위원회를 운영해 부정행위 진상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수사 단계에서 혐의 사실이 소명될 경우 선도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학생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반복되는 부정행위에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안동 지역 한 학부모(40대)는 "이렇게 교사가 불법을 저지르고 학생이 대학에 가면 어떤 제도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더 작은 시골 학교에서는 더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편견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대구의 한 사립고 교사(50대)는 "예전처럼 교사가 학교에서 야간 당직을 서는 시스템이 아닌데 시험지를 빼돌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게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보안을 담당하는 학교 직원 등 조직적 범죄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오는 16일까지 해당 학교와 도내 모든 고등학교에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점검단은 각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 평가 보안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검토한다.

특히 방범 보안 장치 취급 대상자 전수조사, 방범 보안장치 해제 이력 확인 여부, 보안업체 출동 여부,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 보존기간 내 영상자료 삭제 여부 등을 살펴본다.

경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신 평가 체계 전반에 철저한 재정비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 B씨는 이날 대구지법 안동지원이 실시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구속됐다.

혐의는 부정처사후수뢰, 건조물침입, 업무방해다.

학부모 A씨와 학교 관계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5일 오후 예정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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