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무덤이 한데 모여있는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에서 도굴 흔적이 발견됐다.
대구 북구와 대동문화유산연구원은 구암동 고분군 현장 설명회에서 도굴 흔적을 보인다고 24일 밝혔다.

훼손된 무덤은 규모가 가장 큰 제100·102호분 무덤으로, 무덤 외부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의 정밀 발굴로 모습을 드러낸 무덤 내부 주곽(시신이 담긴 곽)과 부곽(유물이 담긴 곽)을 둘러싼 돌무더기 일부도 도굴로 푹 꺼져 있는 모습이었다. 연구원 측은 발굴 과정에서 도굴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양초, 곡괭이 등을 발견하기도 했다.
연구원 측은 도굴로 무덤의 원형을 추정하기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도굴 탓에 유물들이 흐트러져 있어, 과거 매장 풍습이나 무덤을 만드는 방식을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연구원 관계자는 “매장 당시 풍습에 따라 놓는 위치가 시신의 머리 위, 발아래 등 정해져 있는데, 도굴 탓에 이 무덤만의 특징을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설명회에서 토기, 철제 칼, 장신구 등 136점이 공개됐다. 모든 곽이 도굴됐지만 금동제 귀걸이 1점과 목걸이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슬 등 주요 유물도 발견됐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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