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집 사서 1억 넘게 벌었다”는 직장동료의 말을 전해 들은 40대 무주택자 김모씨는 서울에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두 달 전부터 서울 임장을 시작했다. 그는 “두 달전보다 집이 더 낡고 햇볕도 잘 안 드는데 3000만 원이나 더 비싸게 나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7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된다고 하던데 지금이라도 사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향동의 한 신축아파트에 거주하는 유주택자 박모 씨(50대)는 서울의 아파트로 이른바 갈아타기를 하려고 지난달 집을 내놓았다. 박씨는 “일단 내 집이 먼저 팔려야 하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뜸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0만원을 내렸는데도 보러 오는 사람이 적다”라며 “비싸게 주고 분양 받은 아파트인데 여기서 가격을 더 내려야할 지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통계정보 시스템 ‘알원(R-ONE)’에 따르면, 6월 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6% 상승했다. 특히 송파구(0.71%), 강남구(0.51%), 서초구(0.45%) 등 강남 3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외에도 강동구(0.50%), 성동구(0.47%), 마포구(0.45%), 용산구(0.43%), 동작구(0.39%), 양천구(0.31%)가 뒤를 이었고, 종로구(0.17%), 광진구(0.17%), 서대문구(0.15%), 성북구(0.13%)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경기권에서는 성남시 분당구(0.39%)와 과천시(0.35%)가 두드러졌고, 용인 수지구(0.24%)와 하남시(0.19%)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고양시(-0.05%), 부천시(-0.05%), 안양시 만안구(-0.03%), 김포시(-0.05%)는 하락했고, 광명시는 보합(0.00%)을 기록했다.
인천은 연수구(-0.09%)가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송도·옥련동 위주로, 중구(-0.07%)는 운남·운서동 구축 아파트 중심으로 하락했다. 반면 남동구(0.06%)는 논현·구월동, 동구(0.02%)는 만석·화수동, 부평구(0.01%)는 삼산·산곡동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하며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로 전환됐다.
경기 전체는 전주 보합(0.00%)에서 0.02% 상승으로 전환됐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현장에서도 과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부동산 중개소 사장 이모씨(60대)는 “지금은 번호표 뽑고 집 봐야되요”라며 “이번주 토요일만 집 보러오겠다는 손님 4팀이 예약되어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싸게 나온 집은 내부도 보지 않고 계약된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은 실거래보다 심리와 호가가 주도하는 과열 양상이며, 지방은 유동성과 정책 기대감에 따라 상승 여지가 있다”며 “대규모 추경이 실물경기보다는 자산 가격을 자극해 저출산과 주거 부담 같은 구조적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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