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영화 어려움 강조 “스태프들 힘들어… 현장 배고프다”
“우리는 혼자가 아냐, 함께라는 것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영화 ‘신명’에서 열연한 배우 김규리가 12일 “‘험한 거를 삼켰다며 빨리 뱉으라’고 많은 분들이 그러시더라”면서 관객 등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이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나온 그는 ‘영화를 본 어떤 분이 어떤 부분에서 너무 똑같다고 그러더라’는 진행자 말에 반응하던 중 이처럼 말했다.
‘신명’은 신비한 힘으로 권력을 쥐려는 윤지희와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오컬트 정치 스릴러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를 풍자했다는 해석을 낳았는데, 그는 김 여사를 삼킨 듯한 싱크로율로도 화제가 됐다. 라디오에서 ‘험한 것’의 구체적 의미를 김규리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를 우회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비 15억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신명’은 지난 9일 누적 관객수 40만명을 돌파하며 30만명인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김규리는 “이번 주말 지나면 한 50만명 정도 될 것 같다”며 “너무 놀랐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영화와는 촬영 환경 등이 다른 이유에서 스태프들의 어려움이 있다고 김규리는 강조했다. 그는 “연기자들만 힘든 게 아니라 스태프들도 다 사실은 힘들다”며 “제작비쪽 여건이 별로 좋지 않으면 현장이 배고프다”고 했다. 하루에 촬영해야 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밥 먹는 시간까지 쪼개며 찍는 일이 많고, 자연스레 음식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면서다.
김규리는 ‘배우 입장에서는 그래도 돈 많은 영화를 하고 싶지 않나’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는 “저도 하고 싶은데 안 들어온다”며, 이어진 ‘왜 안 들어올까’라는 추가 질문에 “왜 안들어올까요”라고 반문했다. 영화의 선택지가 넓어졌을 때 어떤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액션’을 택하고, 어려운 동작 등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규리는 이 영화가 국민들의 감정을 해소할 공간 역할을 하기를 바랐다. 그는 “사회적으로 큰일이 있었을 때 풀어내지 못하는 분들과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어야 한다”며 “12월부터 너무 불안해했는데 안 좋았던 감정을 해소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러 오는 분들의 각자의 의미가 있겠지만 그동안 안 좋았던 감정을 이 작품을 보며 뱉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라디오에서 ‘안 좋은 감정을 쌓아놓고 살면 몸도 인생도 아파진다’고 강조한 김규리는 “시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자신의 발언에 진행자가 시간을 부여하자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 우리는 함께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늘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앞서 지난달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사회를 맡았던 김규리는 마무리 인사에서 “광장에 모인 시민 여러분,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로서 우리 모두 함께 앞으로 나아가길,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고 했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여러 연예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반겼을 때, 그는 라면 면발 위에 파를 올린 사진을 올리고 ‘파, 면’이라고 적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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