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코리아(구윤철, 바다위의 정원, 2만원)=문재인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닌 저자가 제안하는 ‘AI 경제 혁신’을 담은 책이다. 책에 따르면 지금은 국가, 기업, 국민 모두 AI 관련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 AI 관련 기술 개발과 AI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더불어 AI+X(기업, 생활, 사물, 행정 등), 즉 AX에 집중하되 세상에 없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의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국가도 기업도 국민도 AI 관련 사업에 가용 가능한 모든 재원을 총동원해 투입한다면, AI 시대에 다시 한 번 우리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가정책 전문가로서 지난 2년여 동안 AI 전문가와 교류하면서 체득한 AI 글로벌 시장 동향 지식과 경험을 담고 있다.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서중석, 역사비평사, 2만8000원)=언론인 출신 역사학자가 만주 독립운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 신흥무관학교와 독립운동 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만주의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자치기구를 운영하며 독립군의 무장을 지원한 망명자들이 독립운동의 든든한 배후였다고 말한다. 독립운동자의 아내, 며느리 등 역사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은 여성 조력자들도 주목한다.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의 ‘서간도 시종기’, 이상룡의 손자며느리 허은의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김동삼의 맏며느리 이해동의 ‘만주생활 77년’을 통해 독립운동의 뒤편에서 가족과 생계를 책임지며 공동체를 지탱한 여성들의 고달픈 삶도 보여준다.

우리가 몰랐던 옛적 서울 이야기(배한철, 매일경제신문사, 2만1000원)=조선의 수도 한양은 오늘날 서울처럼 정치의 중심지이자, 수많은 이들의 삶이 얽혀있던 거대한 생활공간이었다. ‘소고기 없으면 잔치가 아니다’라는 말이 유행하던 숙종 시대의 소고기 열풍부터, 인구 과밀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던 조선판 부동산 불패 현상까지. 또 내시, 무당, 노비, 후궁 등 신분제 속 다양한 인물들의 생생한 삶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 한양의 실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사 전문기자가 쓴 책으로 그간의 궁궐 중심, 전쟁과 정치 중심의 역사서와 달리, 조선 사람들의 일상과 공간에 주목한다.

좋은 기사의 스토리텔링(박재영, 이채, 3만2000원)=1896년 ‘독립신문’부터 현재까지 130여년간의 한국 언론사(史)를 훑어, 500여 개의 ‘좋은’ 기사를 찾아냈고, 그중 100개를 책에 담았다. 기자 출신 언론학자인 저자는 한국에도 미국의 퓰리처상 수상작에 견줄 만한 ‘뛰어난’ 기사들이 있다고 말한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의 전모를 보도한 황성신문의 ‘오건조약청체전말(五件條約請締顚末)’과 1936년 손기정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의 감격을 시로 표현한 조선중앙일보의 ‘오오, 조선의 남아여를 대표적인 기사로 꼽는다. 해방 직후의 혼란스러운 정국을 다룬 ‘남루초안으로 고국 부두에 금의환향은 옛말에만 그치던가’(1946년), 한국전쟁의 참상을 다룬 ‘수도 고지의 탈환 전야 비분의 최후 수단’(1952년), 이승만 정부의 실정을 고발한 ‘폭력배에 짓밟힌 장충단 강연회’(1957년) 등도 좋은 기사에 포함됐다.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소위, 채륜서, 1만7700원)= 품사 중 하나인 ‘부사’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부사는 문장에서 부수적인 요소로 여겨지는데, 사실 문장에 힘을 실어 주고 의미를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므로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감정이 그처럼 솔직하게 드러나는 단어도 드물다. 저자는 부사를 주인공으로 무대 위에 올려 가족, 자아 성찰, 인간관계 등 삶을 헤매게 하는 고민에 대한 통찰을 선사한다.

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요시타케 신스케, 주니어김영사, 1만4000원)=‘볼로냐 라가치상 특별상’, ‘일본 그림책 서점 대상’, ‘뉴욕 타임스 최우수 그림책상’을 줄줄이 수상하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이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소소하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 우리 삶에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속삭여 준다. 요시타케 특유의 귀여운 그림과 특유의 유머와 재치,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엉뚱하고 무심하게 툭 건네는 가슴 찡한 위로는 기존 그의 그림책이 그러하듯 아동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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