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의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음악이 흐른다. 어두운 무대에 일렬로 선 다섯대의 로봇이 박자에 맞춰 팔을 흔든다. 곧 조명이 환하게 켜지자 로봇은 본격적으로 군무를 선보였다. 모였다가 퍼지고, ‘센터’ 로봇만 다른 동작을 하기도 하며 무대를 꾸몄다.

무대의 주인공은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다.
12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스팟은 최근 미국 NBC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했다.
스팟들은 분산, 좌우 진동 동작 등을 통해 정교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로봇 팔을 활용해 가사에 맞춰 포즈를 구현하기도 했다.

‘센터’ 로봇개는 사회자에게 다가가 손을 내미는 장면도 연출했다.
심사위원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대”라고 평가했다.
무대에 오른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구원은 “춤 동작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감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공연 중 한대는 동작을 멈추고 주저앉으면서 심사위원과 관객이 술렁였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뒤 점검을 거쳐 다시 일어서 대형에 합류하면서 더 큰 박수를 받았다.
한 심사위원은 “고칠 수 있는 거야?”라며 놀라워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연구원은 “우리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고 말했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는 참가자들이 노래나 춤, 마술, 성대모사 등 자신만의 재능을 뽐내는 프로그램이다. 4명의 심사위원이 ‘예스’나 ‘노’로 평가하는데, ‘예스’를 셋 이상 받아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이날 스팟은 4명 모두에게 ‘예스’를 받았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측은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로봇개 스팟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19년 출시한 상업용 로봇으로, 산업현장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의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 보안·경호에 위해 스팟이 투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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