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눈길
오, KT로 이적 후 잠재력 폭발
폼 교정하며 다승 공동 2위에
프로야구 구단들은 긴 정규시즌을 치르기 위해 최소 5명의 선발진을 구축한다. 5명이 로테이션을 돌아야 선발투수가 4일 이상의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5명의 확실한 선발 투수진을 갖추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그래서 다섯 번째 선발투수는 언제나 교체 가능한 자원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2025시즌 KBO리그에서는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에이스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투수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LG 송승기(23)와 KT 오원석(24)이 그 대표주자다.
왼손투수 송승기는 올해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샛별이다. 올 시즌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다. 10일 기준 다승 공동 6위에 올라 있을 뿐 아니라 평균자책점은 한화 코디 폰세(2.20), SSG 드류 앤더슨(2.28)에 이어 3위이자 국내 투수 중에는 선두다. 무엇보다 최근 3경기 연속이자 19.2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의 쾌투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신인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라는 낮은 순번으로 지명된 송승기는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서 8경기에 나가 9.1이닝만 던진 게 전부였다. 그러나 상무를 거치면서 구속이 빨라졌고, 올 시즌 5선발을 당당히 꿰찼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속 145㎞를 던져도 다른 투수들보다 공의 회전수와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 보니 안타를 잘 맞지 않는다”고 칭찬한다. 특히 입단 후 5시즌 이내이자 투수는 30이닝 이내라는 KBO리그 규정에 따라 아직 신인선수상 수상 자격을 가지고 있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역시 좌완인 오원석은 트레이드를 거치며 알을 깨고 나온 경우다.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1차 지명으로 큰 기대 속에 입단해 많은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5점대 안팎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9이닝당 평균 4.8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제구 난조가 문제였다. 결국 SS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오원석을 KT로 보내고 불펜 자원 김민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로서는 자유계약선수(FA) 엄상백(한화)과 결별에 대비한 것이었고 이는 최상의 선택이었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을 만나 투구폼을 교정하면서 오원석은 9이닝당 볼넷이 3.8개로 줄어드는 등 제구에 눈을 뜨면서 올 시즌 13경기에서 8승3패 평균자책점 2.93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다승 공동 2위이자 팀내 최다승을 거두며 외인 투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KT가 중위권 싸움을 펼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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