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이 올해 5월 기준 전국 820곳으로 집계됐다. 10곳 중 6곳은 서울과 경기에 몰려있었고, 경기의 영어유치원 수는 서울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은 전국 820곳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영어유치원’이란 말이 널리 쓰이지만, 해당 기관들은 법적으론 학원이다. 교육부는 1일 교습시간이 4시간 이상인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추려 이들 기관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전국 시도교육청에 관내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 현황과 레벨테스트 시행 여부 등을 전수조사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은 ▲2019년 615곳 ▲2020년 724곳 ▲2021년 718곳 ▲2022년 811곳 ▲2023년 842곳이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는 831곳으로 2023년에 비해 소폭 줄었고, 올해 5월 기준으로도 1년 만에 11곳이 줄었다.
다만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인기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 강남구·서초구 등 사교육 과열 지역에선 각 학원의 개설 반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학원이 대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규모 학원은 사라지고, 대형 학원이 반을 늘리는 식으로 구조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소재 학원이 273곳(33.3%)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249곳(30.4%)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경기 지역에만 전체 영어유치원의 63.7%가 몰려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서울 소재 기관이 가장 많았지만, 서울은 1년 만에 42곳(291곳→249곳)이 줄고 경기는 41곳(232곳→273곳)이 늘면서 올해 기준 통계로는 경기의 영어유치원 수가 서울을 넘어섰다.
이어 ▲부산 58곳 ▲대구 38곳 ▲인천 32곳 ▲울산 25곳 ▲강원 24곳 ▲경남 23곳 ▲광주·대전 각 19곳 ▲제주 15곳 ▲충남 13곳 ▲세종 10곳 ▲충북 8곳 ▲전북·전남 각 5곳 ▲경북 4곳 순이었다.
백 의원은 “최근 ‘4세 고시’, ‘7세 고시’란 단어가 등장하고, 유아 영어학원에 대한 수요까지 증가하는 등 유아 사교육 광풍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영유아 돌봄·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등 과도한 조기 사교육 열풍을 완화해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지 등을 점검하는 한편, 이들 학원의 레벨테스트가 유아 사교육을 과열시키는 요인이라 보고 전국 모든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레벨테스트 현황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각 교육청은 현장점검을 통해 학원이 레벨테스트가 아닌 추첨·상담 등으로 원아를 선발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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