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이 비축미 20만t을 수의계약 형태로 추가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고공행진을 벌이던 쌀값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이른바 ‘반값 비축미’가 쌀값 진정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10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비축미를 요구하는 사업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수요가 있다면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새롭게 레이와(令和·현재 연호) 3년산 10만톤과 레이와 2년산 10만톤을 매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NHK방송 등이 전했다.

2020년(레이와 2년)산 비축미가 방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2020년산 비축미 매장 가격이 5㎏당 1700엔(약 1만5920원)가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풀려 2000엔 남짓에 팔리고 있는 비축미보다 300엔가량 싼 가격이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이달 1일 전국 슈퍼 1000곳에서 판매된 쌀 5㎏ 평균가는 4223엔(4만원)으로 집계됐다. 2주째 하락한 것으로, 전주에 비해서는 0.9% 떨어졌다.
반값 비축미는 지난달 31일부터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시작해 이번 조사 결과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반값 비축미 공급이 현실화하고, 쌀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도 거듭 확인되면서 전반적인 쌀값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의계약 비축미 판매가 본격화하자 일선 매장에서는 “업자들이 끌어안고 있던 쌀의 재고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쌀값 추가 하락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니가타현산 고시히카리 현미 60㎏의 업자 간 거래 가격이 전날 4만5250엔(42만4000원) 정도로 전주 대비 8%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지역의 일부 유명 쌀 품종 거래가도 10% 이상 떨어졌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전날 일본이 무관세로 수입하는 외국산 쌀 가운데 최대 10만t까지 들여올 수 있는 주식용 쌀 수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자민당 내 이른바 ‘농림족’ 의원들이 쌀 수입 확대를 경계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뭐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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