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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학생이 수업 중 야구방망이로 교사를 폭행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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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02 23:29:39 수정 : 2025-06-02 23: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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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남은 교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5일 대구 달서구 신당중학교에서 오는 3월 폐교를 앞두고 마지막 졸업식이 열린 가운데 3학년 교실이 비어 있다. 2024.1.5 psik@yna.co.kr/2024-01-05 12:06:06/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학교 교사가 수업 도중 학생에게 야구방망이로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시 한 중학교 학생 A군이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 도중 50대 남성 체육 교사 B씨에게 여러 차례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B씨는 갈비뼈 골절 등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 같은 폭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아무리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지만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참담하다.

교사를 상대로 한 폭행·상해 사건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양천구의 한 고3 교실에서는 수업 중 학생이 휴대전화 게임을 제지하는 여성 교사의 얼굴을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때려 국민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6월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이 무단 조퇴를 막아선 교감에게 욕하고 침을 뱉으며 뺨을 때리기도 했다. 교사의 폭행·상해 피해 건수는 2020년 113건에서 지난해 518건으로 4년 사이에 5배나 늘었다. 게다가 가해 학생들은 어려지고 폭력 양태는 더 심해지고 있다. 이러니 “무서워서 누가 선생님 하겠느냐”는 하소연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교사들의 폭행 피해가 계속 느는 건 학생 인권만 강조했던 사회 풍토와 더불어 교사가 자칫 아동 학대로 송사에 휘말릴까 두려워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교사가 자신을 폭행하려는 학생 손목을 잡는 등 방어 행동을 하다 역으로 아동 학대 고소를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도 어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돌발행동이 아니라 그동안 문제 발생 시 교사 보호보다 사후 처리에 급급하거나 침묵해온 결과”라고 성토했다. 교사에 대한 폭행은 있을 수 없고,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경각심을 갖도록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재작년 서울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교권 강화를 외치는 교사들의 요구가 커지자 국회에서는 교권 보호 4법이 통과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 있다”는 교사가 무려 87%나 되는 걸 봐도 그렇다. 교권 침해가 잇따르며 교사 인기도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교사가 자긍심을 갖지 못하면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질 리 없다. 학교 현장이 무너지기 전에 보다 실효적인 교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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