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통합·경제·민생 리더’ 희구
마지막 하루라도 비전·정책 경쟁을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각 대선 후보 진영이 비전과 정책 대결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흠집내기식 흑색·비방 선거전에 집중하면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성향 단체가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군대)이라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다는 매체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에게 ‘추악한 커넥션’을 자백하라는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국민의힘이 무관하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 “댓글 조작하고 가짜뉴스 쓰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이 선거 결과를 망치려는 이런 행위, 반란행위 아닌가”라고 강도 높은 비난전에 나섰다.
국민의힘도 이재명 후보 아내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 아들의 사생활·발언 논란, 김 후보 아내 설난영씨에 대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시대착오적 고졸·여성 노동자 운운 발언을 쟁점화하고 있다. 김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어떤 사람 보면 본인도 법인카드 쓰고 아내도 법인카드 써서 유죄판결을 받아 벌금 받고, 아들도 막 온갖 욕을 해서 그거 때문에 요즘 시끄럽죠? 우리 집엔 그런 건 없다”고 앞장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지난달 27일 3차 TV토론에서 상식을 벗어난 19금 발언으로 유권자 공분을 샀음에도 반성 없는 태도로 자기 옹호에 급급하고 있다.
도대체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는 국민이 두렵지 않나.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국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통합과 경제·민생 리더십을 희구한다는 것이 여러 여론조사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정책 경쟁은커녕 인신공격과 의혹 제기, 갈라치기로 선거전을 더럽히고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어린이가 볼까 겁날 정도다. 오죽하면 77년 헌정사 최악의 난장판 선거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네거티브전은 단기적으론 유권자 이목을 끌고 지지층을 결집할 수도 있다. 반면 반복되는 인신공격과 의혹 제기는 정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민 통합을 저해한다. 이런 식의 선거전은 대선 후 후유증이 불 보듯 뻔하다. 승자가 통합에 나서고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기보단 새로운 갈등과 대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각 후보 진영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오늘 하루만이라도 분노와 갈등 조장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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